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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가을은 소리로 머문다'…제주 관광 10선

등록 2017-10-26 10:39:02   최종수정 2017-11-21 09: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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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물질하는 제주 해녀.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남녘 땅 제주에서도 가을이 영글어가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을 맞아 '제주의 가을은 소리로 머문다'는 테마로 관광지, 자연, 체험, 축제, 음식 등 5가지 분류에 따른 '제주 관광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는 "가을이 깊어지는 11월의 제주는 많은 소리를 담고 있어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 많다"며 "마음과 귀를 즐겁게 할 여행지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생을 여는 해녀들의 숨비소리(하도리, 법환포구, 오조리)
       
어멍은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숨을 멈춘다고 했다. 바닷속 치열한 투쟁에서 승리하고 물 위로 올라온 뒤, 비로소 삶으로 나오기 위해 내뱉는 한 모금의 숨. "호오이, 호오이…."

해녀들의 숨비소리는 그렇게 생을 연다. 강한 어머니이자 생활력을 상징하는 해녀의 소리는 이방인의 느슨해진 열정을 향해 울리는 경종이기도 하다. 삶에 대한 열정이 식고 있다면 해녀들이 물질하는 제주 바다로 가자.
 
제주 해안가 전역에서 해녀 물질을 볼 수 있다. 바다에 테왁(지름 25㎝ 내외 공 모양 어로 도구)이 떠 있다면 바로 그곳을 주목하자. 이밖에 하도리나 법환포구, 한림, 오조리 등에서 해녀 조업을 쉽게 지켜볼 수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이 된 제주 해녀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세화에 있는 해녀박물관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바람 맞으러 가는 길(생이기정)
         
'바람 많은' 제주답게 그 어디에 서 있어도  바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억새를 가르고 달려오는 생이기정의 가을바람은 새들의 날갯짓처럼 강하게 퍼덕인다.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제주어로 '새'를 뜻하는 '생이'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을 합한 생이기정은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 길'이라는 뜻으로 용암이 굳어진 기암절벽 길이다. 절벽 옆에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새 소리,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억새 물결과 그 소리 등은 절벽 너머 보이는 차귀도와 와도의 풍광과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펼쳐놓는다.

해지는 저녁 무렵 최고의 일몰을 볼 수 있다. 올레 12코스이기도 한 생이기정길은 길이가 약 1.5㎞로 화산재가 쌓여 솟아오른 당산봉 위로 용암이 다시 분출한 모습이다. 지질학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용수리 포구 방향에서 당산봉 방향으로 걸을 수도 있고, 반대로 걸어갈 수도 있으나 용수리 포구 쪽에서 걷기를 추천한다.

용수리 포구 근처에는 조선 말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출발해 20여 일간 표류하다 도착한 곳임을 기념하는 제주표착기념관과 기념 성당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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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갯깍주상절리와 몽돌.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파도를 어루만지는 몽돌의 이야기를 듣다(외도 알작지, 갯깍주상절리)       

"좌르르." 바둑알을 바닥에 쏟아놓듯 바다가 몽돌에 파도를 쏟아낸다. 많은 물이 들어왔다 나가면 소리는 더욱 깊어진다.

제주 몽돌해변에서는 몽돌이 성난 파도를 어루만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몽돌은 한껏 둥들 둥글해진 파도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작은 몽돌이 된 현무암이 깔린 외도 알작지는 제주 공항 근처에 있다. 제주를 떠나기 전 꼭 한 번 들러보자.

하늘로 뻗은 돌기둥이 1.75㎞에 걸쳐 형성된 갯깍주상절리. 알작지보다 조금 큰 몽돌이 있는 갯깍주상절리 등은 해안을 따라가며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다. 다만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바람 속에 나를 넣다(자전거 셰어링, 바이클린)
             
자전거를 타고 해안길을 달릴 때 바람은 여행 동반자가 돼 곁에서 노래를 불러준다. 힘을 보태주는 뒷바람이면 더욱 고마운 친구지만, 짓궂게 장난을 거는 앞바람도 얄밉기는 해도 밉지는 않다. 그런 것이 바로 많은 사람이 오늘도 제주에서 페달을 밟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면 해안 길을 달리며 억새와 바다의 풍광을 가까이 감상해보자. 육지에서 자전거를 직접 가져오는 방법도 있지만, 자전거를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에는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자전거 숍이 많고, 자전거 셰어링 서비스도 운영 중이어서 부담 없이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제주시를 비롯해 애월, 고산, 중문, 함덕 등 제주도 전 지역 파트너 숍에서 자전거 대여와 반납이 가능한 '안단테 셰어링'이 대표적이다. 대당 일일 대여료는 1만5000원.

환경에 관심이 많다면 3시간 동안 김녕, 월정, 평대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도 타고, 바닷가를 청소하는 '바이클린 프로그램'에 참가해보자. 오는 11월14~16일 각 오후 2시부터 시작한다. '푸른바이크쉐어링'에서 예약할 수 있다. 참가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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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따라비 오름.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가을 억새가 들려주는 노래(따라비 오름)
        
따라비가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유는 여왕의 기품과 아우라와 견줄만해서 일 것이다. 은빛으로 출렁이는 억새 바다의 도도한 아우라 앞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나도 모르게 깊은 탄성을 터뜨리는 것뿐이다. 자신에게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상냥하게 손을 흔들어주는 여왕처럼 따라비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넉넉하고 여유롭게 현시한다.
 
따라비는 말굽 형태로 터진 작은 굼부리 3개를 중심으로 원형분화구 3개와 크고 작은 봉우리 6개가 연결돼 산체 하나를 이룬다.

억새와 풀, 잔디가 오름 전체를 덮고, 그 사이로 나무가 촘촘히 늘어서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철 더욱 장관을 이룬다. 세 굼부리를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데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마음을 비우는 풍경 소리(선림사, 천왕사)
        
산사에 오면 불교신자이든, 아니든 한없는 편안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속세'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이 내는 소리 덕일지도 모른다. 바람이 불 때마다 들려오는 그 소리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리며 상처받고 힘들었던 사람들의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고, 마음을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덜어준다.

제주 지역 사찰들은 바람이 많은 탓에 풍경을 잘 달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제주시 선림사와 천왕사에서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한라수목원 옆에서 고즈넉한 풍광을 자랑하는 선림사는 황련과 홍련이 함께 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어승생악 동북쪽 계곡 속에 숨어있는 천왕사는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입구까지 난 삼나무와 편백 길이 운치를 더한다.

특별한 사찰을 찾고 싶다면 제주도 최초 항일운동 발상지인 무오법정사를 둘러보자.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초입에 있다. 조용해서 산책하며 사색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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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라산 관음사 코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가을이 마지막까지 머무는 곳(한라산 관음사 코스)
      
한라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특성상 대한민국 남쪽 끝 제주도 한라산 단풍이 가장 천천히 물든다.

올해 한라산 단풍은 26~29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측돼 11월 중순까지는 가을이 머물다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단풍을 감상하기에 좋은 한라산 등반코스는 8.7㎞ 관음사 코스다. 웅장한 크기의 한라산 단풍은 모자이크처럼 오밀조밀한 아름다움도 갖고 있다. 삼각봉 주변과 탐라계곡의 오색단풍, 용진각 현수교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들어가 있으면 마음마저 단풍으로 물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산행에 난도가 있어 왕복 9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하니 장갑이나 바람막이 외투를 반드시 갖고 가야 한다. 입산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한라산 국립공원(http://www.jeju.go.kr/hallasan/index.htm)'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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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제주 성산포항 새벽 어시장.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시끌벅적 제철 만난 방어 축제(모슬포 최남단 방어 축제)
        
11월이 되면 모슬포항은 시끌벅적하다. 대한민국 대표 축제인 '방어 축제' 덕 또는 탓이다. 도망가는 방어를 놓칠세라 쏟아내는 외침, 흥을 돋우는 해녀들의 노래, 방어회를 맛있게 먹는 소리 등 갖가지 소리가 제주의 11월을 가득 채운다.

'제17회 최남단 방어 축제'는 오는 11월30일부터 12월3일까지 '청정 제주바다의 멋과 맛'이라는 주제로 서귀포시 모슬포항 일원에서 열린다. 제철 방어를 테마로 한 특산물 축제다. 11월에 최고조에 달한다는 방어의 맛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축제이기도 하다.

맨손 방어 잡기 체험, 풍어제, 방어 요리 무료 시식, 각종 이벤트 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자세한 사항은 축제 홈페이지(http://bangeofestival.com/gb/) 참조.
 
◇삶의 소리들이 모이는 뜨거운 새벽(새벽 어시장)
         
제주가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는 시간, 새벽 어시장은 삶의 소리로 가득하다. 아침잠을 설치고 구경 나온 사람들이 무안할 정도로 모두 뜨겁게 움직인다. 

어획물 경매의 치열함, 행여 싱싱함이 가실까 봐 해산물을 들고 나르는 부산함도 모자라 자녀에게 싱싱한 생선요리를 해주기 위해 일찌감치 시장을 찾은 엄마의 바쁜 마음도 더해진 새벽 어시장은 한껏 차가워진 날씨 속에서도 후끈후끈하다.
 
그날 잡은 생선들이 경매에 부쳐지는 공판장 모습이 궁금하다면 오전 6시 이후 새벽시장에 가보자. 제주시 수협어시장, 일명 '서부두 새벽시장'을 비롯해 한림, 성산, 서귀포 수협위판장에서 경매를 볼 수 있다. 인근 작은 어시장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출항하지 못한 경우 어시장을 열지 않으니 참고하자.

◇톡톡톡! 감귤 따러가자(귤 체험 & 귤차)
        
귤이 노랗게 익는 11월은 귤 따기를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제주 어느 귤 농장이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므로 얼마든지 감귤따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귤 관련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쇠소깍 하효마을의 '귤빛으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다.

 귤향 가득 타르트, 감귤 오메기 떡, 감귤 과즐, 한라봉 향초 등 귤을 소재로 한 만들기부터 감귤 마을 역사문화 탐방까지 다채롭게 준비된다. 오는 11월 4일까지는 단체 예약만 받고, 5일 이후 개인도 예약해서 체험할 수 있다.

오는 11월8~12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리는 '제주감귤박람회(http://www.citrus-expo.com/)'에서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일정상 귤 체험을 못 한다면 감기 예방에 좋은 비타민 C가 풍부한 '귤차'를 마셔보자. 제주 대부분 카페에서 귤차나 영귤, 풋귤 등 차를 경험해볼 있으니 맛과 향기를 음미하며 건강도 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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