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文 대통령, '상복시위' 한국당에 웃으며 악수
文, 연설 뒤 본회의장 돌며 여야 의원들과 악수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두 번째 시정연설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사뭇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환호와 기립박수로 환대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공영방송 장악'을 주장하며 상복과 플래카드 시위에 나섰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은 의원은 연설 시작과 끝에 손뼉을 치기도 했으나 도중에는 대부분 침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취임식 이후 두 번째로 국회를 찾아 예산안 통과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푸른색 넥타이에 '평창동계올림픽 배지'를 착용했고, 취임식 때 입었던 정장을 재차 코디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결정에 항의하며 검은 정장과 넥타이 차림을 하고 왼쪽 가슴에는 '근조 리본'을 다는 상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연설 시작에 앞서 '북핵규탄 UN결의안 기권 밝혀라', '北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공영방송 장악음모 밝혀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의석 앞에 내걸었다.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 문구가 적힌 피켓도 노트북 앞에 붙이고 항의에 나섰다.
오전 10시께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대부분 의원이 기립했다. 시위에 나선 한국당 의원도 자리에서는 일어났다. 민주당 의원들은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 일부가 박수를 쳤고, 한국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박수를 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 중 강조 지점에서는 연단 위로 손짓을 하며 힘껏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연단 좌우에 설치된 프롬포터를 번갈아보며 발언을 했고, 본회의장 전광판에는 예산안을 설명하는 52페이지 분량의 파워포인트 자료가 제시됐다. 연설이 시작되자 민주당 유승희·정성호·박경미·조응천 등 일부 의원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약 34분간 진행된 이날 연설에서는 입장과 퇴장시점을 포함해 총 23번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수는 주로 예산안 통과, 여야정 협의체 구성, 개헌 등 정치권의 역할을 주문하는 부분에서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빠짐없이 박수를 쳤으나 야당에서는 국민의당 박준영·김경진·이상돈, 바른정당 이종구, 정의당 김종대·윤소하 의원 정도만 간간이 동참했다. 한국당은 연설 종반부에 22명의 의원이 좌석 앞에 설치한 플래카드 3개를 나눠 들고 기립했다. 한국당 몇몇 의원이 시간이 흐르며 팔이 아픈 듯 손을 내리자 다선의원들이 더 높이 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위에도 크게 당황하는 기색 없이 한국당 의원 쪽을 향한 프롬포터를 바라보며 연설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본회의장을 크게 한 바퀴 돌며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자신에게 플래카드 시위를 했던 의원들에게도 손을 건넸다. 이 과정에서 김도읍 한국당 의원 등이 한 손에는 비판 현수막을 든 채 다른 한 손으로 악수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국당에서는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해 서청원·이주영·정갑윤·원유철·조경태·김광림 의원 등과 손을 잡았다. 국민의당에서도 천정배·박지원·주승용·이찬열·권은희 등과 악수를 나눴다.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나서는 두 손으로 악수를 하며 예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상대 당 파트너였던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악수를 할 때는 다른 손으로 팔뚝을 만지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야당의원을 직접 찾아가 악수를 청하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어나 박수를 치며 "멋있으십니다", "화이팅입니다"라고 환호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40여분 만에 본회의장 밖으로 자리를 뜬 문 대통령은 환호성을 보내는 당직자들에게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건네며 국회를 빠져 나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