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해서 어쩌나"···낚싯배 사고 유족 '침통·망연자실'
경황이 없는 표정으로 병원 입구로 들어오던 유족들은 친지들을 발견하자 확인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마주한 듯 다리가 풀리거나 울음을 터뜨렸다. 휴일 오전에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비보에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온 이들의 흐느낌에는 슬픔과 허탈함, 분노가 동시에 묻어났다. 검은색 옷을 입고 병원으로 들어선 한 유족은 연신 "세상에 나쁜 사람도 많은데 왜 하필 그 착한 아이냐"며 "불쌍해서 어쩌느냐"고 한탄했다. 이날 이 병원으로 옮겨진 사망자는 강모(50)씨와 송모(43)씨, 이모(42)씨, 또 다른 이모(36)씨였다. 구조 당시 자력으로 병원에 온 생존자 2명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 주거지 근처의 병원으로 옮기겠다며 시화병원을 빠져 나간 상태다. 해경 관계자는 "생존자는 옷이 흠뻑 젖기는 했지만 담요를 쓰고 병원으로 걸어왔다"면서 "다른 병원으로 간다며 퇴원한다기에 간단히 조사를 했고 나중에 추가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4명은 모두 숨진 이후 병원에 도착했다. 장례를 시화병원에서 치를지, 집 근처 병원으로 옮겨 빈소를 차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승선인원 중 20명을 구조했지만 13명은 사고 해역에서 숨지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2명은 실종됐다. 해경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인명을 구조하고 기름 유출로 바다가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한 후 배를 인양해 자동항법장치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