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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50대·저소득·자영업자' 치명타 입는다

등록 2017-12-14 11:00:00   최종수정 2017-12-26 09: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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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2월 금융안정보고서 국회 제출
고위험·취약차주들 금리 오르면 채무부담 가중
"소득 여건·상환능력 개선 정책적 노력 필요"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금리가 오르면 가계빚을 보유한 차주 중에서도 '저소득층', '50대',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6년5개월만에 1.25%에서 1.50%로 인상한 데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3일(현지시간) 금리인상에 나서자 가계부채 문제에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이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진입하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높아져 가계빚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금융안정 상황과 현안을 분석한 '2017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한 뒤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가계부채 데이터에서 약 100만명의 차주를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일시적으로 100bp(1.0%p) 오른다는 가정 하에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부담 변화를 측정했다. 금리가 1%p 오를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평균 1.5%p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DSR 상승폭이 1%p 미만에 머무는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절반 이상인 60.9%를 차지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전체 부채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액을 소득 대비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비율이 높아질 수록 부담은 커진다. 한은은 "금리가 1.0%p 올라도 현재 소득과 금융자산, 영업이익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취약 차주다. 금리가 오를 때 DSR 상승폭이 5%p 이상 높아지는 구간을 분석하니 '저소득층(하위 30%)',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소득수준별로 보면 DSR 상승폭이 '1%p 미만'인 구간에서의 저소득층 비중은 17.6%에 불과했으나 '5%p 이상'에서는 32.4%로 불어났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이 같은 비교 구간에서 38.3%에서 53.6%로 확대됐고, 종사자지위별로는 자영업자가 7.1%에서 21.4%로 많아졌다. 다른 계층이 5%p 이상 구간에서 모두 비중이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층, 혹은 저신용(7~10등급) 차주인 취약 차주들도 마찬가지였다. 금리가 1%p 오르면 DSR 상승폭이 1%p 미만에 해당되는 비중은 6.2%였지만, 5%p 이상 높아지는 비중은 12.0%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저축은행에서 금리 20% 이상 신용대출을 받은 고위험대출 차주들도 5%p 이상 비중이 32.3%로 1%p 미만(8.0%)에 비해 4배 높아졌다. 그만큼 취약 차주들이 대출금리 상승시 더 높은 빚 부담을 안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한은은 "일부 취약계층의 이자부담 증가 정도가 비교적 큰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가 높은 비은행 고위험 대출을 보유하거나, 취약차주인 경우 금리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소득 여건 개선이나 상환 능력 마련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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