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탈당 불사" 안 대표 통합론 승부수에 광주·전남 '격랑'
지방선거 입지자들 "멘붕…반대 결론나면 어쩌자고" 일각에선 "통합론 마지막 카드, 집단 탈당 없을 것"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당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승부수를 던진 데 대해 당의 존립 기반인 호남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이 살 길은 통합"이라며 "전 당원 투표를 통한 찬반투표여서 집단 탈당도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 중진들의 거취를 운운하는 것도 결국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당을 나가라'는 말"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내 생각하고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사당화' '독재적 발상'"이라며 "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려는 통합 반대 노력을 구태로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위험하고 가증스러운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당 위원장 권한대행인 최경환(광주 북구을) 의원은 이번 통합선언 발표를 "폭거"로 규정한 뒤 "토론해 보자고 소집된 의원총회를 3시간 앞두고 통합선언을 한 것은 안하무인, 독선이 아닐 수 없다. 전 당원 투표제는 대의제에 기초한 전당대회 원칙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 긴급기자회견을 전후해 박주선 국회부의장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한 광주시의원은 "당을 화합의 길로 이끌어야 할 당 대표가 오히려 당을 쪼개는데 일조하고 있다"며 "당 밖에서 해야 할 말을 당내에서 밝혀 분란만 커졌다"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 광주지역 구청장 출마 예정자인 그는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5년 후 대선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 일방적 독단적 결정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멘붕"이라며 "통합 반대파를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로 규정하면서까지 사당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발 기류는 전남도의원들도 마찬가지다. 한 도의원은 "통합하면 함께 탈당하자는 의원들이 적잖다"며 "나를 따르되, 따르지 않으려거든 당을 나가라는 식의 태도는 당 대표의 자세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시·군·구 기초의원들 중 상당수도 "5·18을 애매하게 부정하고, DJ의 정치적 유산인 햇볕정책을 거부하는 당과의 통합은 있을 수 없고, 일방적으로 강행돼선 더더욱 안된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광주시당 한 관계자는 "당이 호남에만 갇혀 있어서는 미래가 없다. 갈등의 폭탄만 안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꼴"이라며 "전 당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하는 게 현재로선 승부수이기도 하지만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안 대표의 이날 '깜짝' 통합 승부수가 오는 21일, 손학규 고문 귀국을 앞두고 역할 분담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 대표는 다만 기자들과 만나 "(손 고문이) 미국에 계신 동안 이 문제로 깊이있는 논의를 해보지는 못했다. 귀국하시면 이제 함께 의논하려 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직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전 당원의 의견을 묻겠다. 신속한 통합작업 후 백의종군하겠다. 통합 반대로 결론나면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