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따끈한 국물이라도…" 제천 참사현장 자원봉사자들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지역 최악의 화재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천지역 민간단체 회원들이 난생 처음 겪은 대형사고 현장을 지키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유독가스가 가득한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온몸이 시커먼 그을음으로 범벅이 된 소방관들에게 따끈한 국물을 건네는 등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천시남녀의용소방대는 화재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천막을 쳤다. 이들은 한파 속에서 유가족과 소방관, 경찰관, 취재진 등에게 따끈한 차와 컵라면, 간식 등을 나눠주고 있다. 소방자문위원회에서는 구호 물품을 제공하며 힘을 보탰다.
여성의용소방대 이경선 대장은 "21일부터 20~30명의 대원이 봉사에 나섰다"며 "봉사는 늘 했지만 이렇게 대형 화재 현장에서 도움의 손길을 전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적십자 제천지구협의회(회장 유규상)도 아픔을 함께 나눴다. 회원 30여 명은 사고 직후부터 22일 오전까지 차와 컵라면, 담요 100장을 제공했다. 슬픔에 젖은 유가족에게 위로를, 노고를 아끼지 않은 소방관 등에겐 온정을 전했다.
제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센터장 정좌현) 회원들도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첫날부터 15명의 회원이 어묵탕과 차, 컵라면, 밥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배묘련 팀장은 "제천에서 이런 대형사고는 처음 겪는다"며 "아픔이 하루빨리 치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천시새마을회(회장 임영순)도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황미숙 새마을부녀회장 역시 대형사고는 난생처음이다. 황 회장은 "어묵탕과 차를 제공했는데 오늘(22일) 저녁엔 150인분가량의 육개장을 끓여 컵라면 등으로 허기를 채운 소방관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봉사단체 회원들은 한결같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겪는 이번 대형사고에 안타까움을 전하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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