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스 PA수반 "美 주도 이·팔 평화협상에 참여 안 해"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국제사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에 등을 돌린 가운데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더 이상 미국이 주도하는 어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아바스 수반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평화를 위한 과정의 부정직한 중재자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더 이상 미국의 평화계획을 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재차 비난하면서 "미국은 스스로를 (국제사회에서) 소외 당하게 했다. 나는 그 같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유엔 총회에서는 예루살렘 선언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채택됐다. 193개 회원국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예루살렘의 지위에 대한 어떤 변화도 반대한다는 주장에 찬성 128표로 한 목소리를 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긴급회의에서 "미국이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길 것"이라며 "이번 표결은 미국이 유엔을 어떻게 볼지, 유엔에서 미국에 반하는 국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총회 표결을 앞두고 미국의 뜻을 거슬러 결의안에 찬성하는 국가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중단하는 방침을 펼칠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바스 수반은 이에 대해 "돈을 이용해 다른 국가를 매수하는 방법으로 어떤 것을 강요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그간 이·팔 평화협상을 주도한 미국이 중재자로서 타당성을 잃은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새로운 중재자로 떠오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내년에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을 방문할 계획과 함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접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바스 수반 역시 이스라엘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당신을 신뢰하고 당신의 노력을 존경한다"며 "우리는 그것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