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사람들도 함께"…서울 도심 소외계층 성탄미사
천주교 빈민사목위,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공장 정상화 기원·위로 노숙인·독거노인 초청 거리성탄예배…배식 후 방한복·월동키트 제공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성탄절인 25일 서울 도심에서는 사회에서 소외받는 계층의 고통을 위로하고 화합과 평화를 염원하는 성탄 미사·예배도 함께 열렸다. 개신교운동단체들과 교회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를 열었다. 매년 성탄절마다 개신교에서 마련하는 성탄절 연합예배에서는 사회의 무관심 속에 힘겨운 투쟁을 하거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성탄의 참뜻을 되새기고 있다. 그간 세월호 유족, 쌍용차 해고 노동자, KTX 해고 승무원,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등을 초청했으며 올해는 한반도 분단과 전쟁의 위기 고조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는데 초점을 뒀다. 이날 성탄 예배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찬반 대립과 갈등을 10년 넘게 겪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위해 마을공동체의 조속한 회복과 자연환경이 더 이상 파괴되지 않길 기원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습 배치로 아픔과 갈등에 빠져있는 경북 성주 소성리 주민들의 슬픔을 달래고 오랜 기간 진심어린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는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해서도 위로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소공원에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가 10년 넘게 회사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는 콜트·콜텍 근로자들을 위로하는 성탄미사를 열었다. 악기 제조회사인 콜트·콜텍은 경영난을 이유로 중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한국 내 공장을 폐쇄하고 근로자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이를 두고 위장폐업·노조탄압 의혹이 제기됐고 해당 기업 근로자들은 10년 넘게 위장 폐업 봉쇄와 공장 정상화를 위한 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이날 미사에서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고통에 귀기울이고 조속한 문제 해결을 통한 공장 정상화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간절했다. 노숙인과 독거노인들이 참여하는 거리성탄예배도 열렸다. 기독교봉사단체 다일공동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위치한 밥퍼나눔운동본부 마당에서 노숙인과 독거노인 2500여명과 함께 거리성탄예배를 올렸다.
예배 참석자들은 캐럴을 들으며 아기 예수의 탄생과 성탄절 의미를 되새겼다. 참석자들은 충북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넋을 기리고 추모했다. 다일공동체는 예배를 마친 후 노숙인과 노인들에게 배식과 도시락을 대접하고 기업과 개인의 후원금으로 마련한 방한복과 양말·장갑·핫팩 등이 담긴 월동키트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제공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보대사인 배우 박상원씨를 비롯해 배우 윤석화씨,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박종삼 목사(월드비전 전 회장), 김갑수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등이 참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