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vs 개혁신당…이혼 수순 돌입한 국민의당
안철수 "반대파 주장 같은 비중으로 다루면 안 돼" 박주선·김동철 등 중립파, 찬반 양측 막판 중재도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국민의당내 '바른정당 통합 반대파'가 통합파에 맞서 맞불 성격의 '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통합론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통합파에 이어 반대파까지 신당 창당을 공언한 만큼 그간 국민의당 양대 축을 이루고 있던 안철수 대표 측과 호남 세력 간 결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양측이 각자 세 확보를 위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반대파 대표 격인 박지원 전 대표는 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는 통합 저지에 1차 목표를 둔다"면서도 "만약 그래도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한다고 하면 확실하게 갈라서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반대파 모임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소속 의원을 모두 모아 창당기획단 설치 등 신당창당 실무 관련 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다. 최우선 목표는 '통합 저지'라고 하지만, 이미 전당원투표까지 치른 이상 안 대표가 통합을 중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판단 하에 결국 합의이혼 대비에 나선 것이다. 반대파 측은 일단 개혁신당 창당을 결행하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은 넘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혁신당을 창당하더라도 원내교섭단체가 돼야 최소한의 존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합파는 이같은 움직임에 공개적으론 개혁신당 합류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행여 개혁신당 창당에 동력이 붙을 경우 호남에 적을 둔 중립파 의원들이 그쪽으로 쏠려갈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 3일 여의도 인근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남이 (바른정당 통합을) 반대한다는 반대파 주장이 말이 안 된다"라면서 "언론도 반대하는 쪽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합파는 이 밖에도 박주선 국회부의장 및 김동철 원내대표 등 비교적 중립지대에 있는 의원들에 대한 설득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통합파와 반대파 모두의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까지 판세로는 반대파 쪽이 다소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무래도 통합파는 안철수 대표란 '구심점'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반대파엔 마땅한 구심점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당내 중립파 의원들이 확실하게 통합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불안한 부분이다. 이와함께 통합파는 당내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더라도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과 합치면 추후 교섭단체를 달성할 수 있지만, 반대파의 경우 온전히 당내에서 20석을 확보해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이 불리한 지점이다. 따라서 반대파가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할 경우 '호남 정체성을 대변한다'는 명분이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반대파 의원들이 개혁신당 창당은 선언했지만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탈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편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주승용·황주홍 의원 등 중립파 의원들은 분당이 현실화돼선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찬반 양측을 만나며 중재에 주력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르면 이번 주말 쯤엔 가시적인 중재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찬반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서 찬반 양측의 결별 자체는 피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은 여전하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