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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현정은 회장 고소 카드 꺼낸 이유는?

등록 2018-01-16 15: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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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측의 계약불이행 소송이 현정은 회장 소송으로 '도미노'현상
 현 회장 시절 체결된 계약 무효화 통해 금전적 손해 차단 의도
 현대그룹 "불치병 걸린 자식 고쳐놨더니 따지는 것과 똑같은 상황"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소한 이유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상선이 고소 카드를 꺼내든 표면적인 이유는 롯데그룹과의 소송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요약된다.

 현정은 회장 시절 체결된 계약에 따라 현대상선은 롯데로지스틱스에 매년 16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데 지난해 12월 롯데 측에서 계약 불이행을 근거로 삼아 소송을 진행한 것이다. 

 이에 현대상선은 해당 계약 자체를 부당한 계약으로 몰아가기 위해 현정은 회장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이번 행보를 두고 최근 회사 로고를 'HYUNDAI(현대)'에서 'HMM'으로 변경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현대그룹과 연관관계가 거의 없어진 만큼 현정은 회장과의 거리를 확실하게 둠으로써 향후 새 주인을 더 수월하게 찾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15일 현대그룹 총수인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현대그룹 전 임원 및 현대상선 전 대표이사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이와 관련, 장진석 현대상선 준법경영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정은 회장을 고소한 이유에 대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부당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현정은 회장 주도로 현대상선은 2014년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내륙운송 및 근해운송의 영업이익이 162억원에 미달하는 경우 이를 지급토록 계약을 체결했지만 해당 계약이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입장이다.

  장 실장은 고소를 진행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과 관련된 계약은 15건 정도 있는데 계약을 검토하다 부당한 점을 발견했다"며 "해당 계약으로 인해 현대상선이 입고 있는 피해가 커서 로펌들의 검토를 거쳐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산업은행이 이번 사건을 보는 입장은 원리원칙 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배임 행위로 현대상선에 피해가 있었다면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 회장이 어떤 이득을 봤는지 여부는 추후 수사과정을 거쳐 밝혀질 것"이라며 "현대상선은 이런 거래로 인해 후유증을 앓고 피해를 계속보는데 현대그룹 계열사는 확정적인 이익을 취했다"고 각을 세웠다.

 현대상선의 이번 행보와 관련해 현대그룹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2014년은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래는 현대로지스틱스를 상장한 뒤 유동성 위기를 넘기려고 했지만 급해서 매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 저것 다 팔고 대주주와 채권자들이 희생해서 현대상선을 살리고 그룹에서 분리된 것인데 인제와서 그때 문제가 있었다고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특히 "불치병에 걸린 자식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수술한 뒤 독립시켰더니 왜 그런식으로 수술했는 지 따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그렇지만 보도자료,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폭로하는 것은 과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도 당시에는 가만히 있다가 왜 이제와서 이러는 지 모르겠다"며 "서로 도와가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는 모범사례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태도가 바뀌니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일단 현대상선과 현대그룹 간 소송은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정은 회장 등 5명의 피고소인들에 대한 배임 및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현대상선 측에서 명확한 근거 또는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또 혐의 입증을 위해 대외비로 분류되는 문서 등을 검찰 등에 공개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고 공개된 문서로 인해 또 다른 파장이 생길 수 있는 여지도 많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은 향후 현대상선을 되찾아온다는 심정으로 회사를 분리했는데 이번 소송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며 "누가 이기든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고 또 다른 파장을 낳을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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