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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맛볼까]장어 먹고 힘찬 봄맞이…서울 하계동 '해품장 팔팔장어'

등록 2018-02-20 17:00:00   최종수정 2018-02-26 09: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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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해품장 팔팔장어'의 '장어 소금구이'.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지난 4일 입춘을 지나고 19일 우수를 거치며 계절은 어느덧 봄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북극 한파의 침공 소식은 더는 들리지 않지만, 봄의 여신의 발걸음은 유난히 더딘 만큼 안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

봄이 온다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이 겨울에도 날이 좀 따뜻한가 싶으면 어김없이 우리를 괴롭힌 중국산 미세먼지가 융단 폭격할 것이 분명해서다. 

이래저래 체력을 키우고, 면역력을 보강해야 하는 시기다.

그래서 떠올리는 것이 ‘보양식’이다. 그중에서도 바다로 세차게 흐르는 전북 고창군 풍천을 힘차게 거슬러 오르며 성장한 국산 장어는 ‘보양식의 황제’라 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국산인지 외산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믿고 먹기 어려운 데다 국산이라면 가격마저 비싼 탓에 국산 장어는 ‘그들만의 보양식’에 그쳤다.

그런 국산 장어를 믿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곳이 서울 노원구 하계동 ‘해품장 팔팔장어’다. '해의 기운을 품은 장어'를 브랜드로 내세웠다.

국립원자력병원과 서울과기대 부근 공릉터널에서 150m 떨어진 곳에 터를 잡았다.

주차장과 1층 홀(96석). 2층 홀(56석) 등 총 2개 층 152석 규모다. 장어구이집인지 헷갈리게 하는 세련된 카페풍 인테리어가 '장어=중장년층' 공식을 깨고 젊은 층도 편히 찾을 수 있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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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 노원구 하계동 '해품장 팔팔장어'.의 '장어 소금구이' 상차림

얼핏 외딴곳이 아닌가 싶은 곳이지만,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안에는 평일 점심부터 주말 밤까지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번화가가 아닌 이곳을 택한 이유로 "주로 차를 타고 오는 비즈니스, 가족 고객을 위해 널찍한 주차장을 갖출 수 있고, 참숯에 장어를 직화 하는 냄새가 민폐를 끼치지 않을 곳을 찾았다"는 박명준 대표의 배려심은 일시에 많은 손님이 집중해도 주차는 편리하고 안팎으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더 많은 손님을 모으는 선순환으로 돌아온다.

자리에 앉으니 검고 걸쭉한 음료를 준다. 먹어보니 씁쓸하다. 바로 '장어 진액'이다. 다른 집에 장어 뼈 튀김을 주는 것과 달리 이 집은 이를 한약재와 함께 끓여낸 진액을 서비스한다. 가게에서 별도로 판매하는 것을 주는 것이라 더욱 만족스럽다. 

주메뉴는 참숯에 구워내는 '장어 소금구이'다. 물론 '장어 양념구이'도 팔지만, 장어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소금구이에 더 주력한다.

미리 손질해둔 장어를 가게 안 숙성고에서 최적의 상태로 숙성한 뒤 내온다.

대부분 장어집은 아무리 고급스러운 곳도 직원이 불판에만 장어를 올려놓고 가버린다. 장어를 구운 경험이 부족한 손님들은 그 비싼 장어를 태우기 십상이다. 비즈니스 손님들은 귀한 자리를 만들어 이야기를 좀 나누려고 하는데 장어 탈까 두려워서 이야기도 나누기도 힘들다. 아깝다고 탄 것을 먹자니 건강에 해롭다.  

하지만 이 집은 다르다. 테이블마다 전담 직원이 가장 맛있을 때까지 구워준다. 전문가가 구워줘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품질이 좋아서 그런가. 그간 먹어본 국산 장어보다 살은 더욱 통통하고 육질은 보다 감칠 맛 나면서 느끼함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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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해품장 팔팔장어'의 '장어 소금구이'.

이 집의 '파격'은 또 있다. 장어와 함께 '소 안창살'을 판매한다. 직장 회식이나 가족 모임을 할 때 장어를 못 먹는 한두 사람 때문에 먹고 싶은 많은 사람이 가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메뉴 선택 폭을 넓힌 것이다.

장어집이지만 고기도 그에 못잖게 맛있다. "이 집에 오면 장어를 더 먹을지, 고기를 더 맛볼까 항상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던 단골손님인 지인의 말이 실감난다.

장어 소금 또는 양념구이 1㎏ 6만9000원, 500g 3만5000원. 소 안창살 300g 3만5000원.

장어에 곁들이는 식사 메뉴로 누룽지(3000원) 장터국수(3000원) 된장찌개(3000원) 등을 판매한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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