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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속으로 걸어가 볼까…'3월 걷기 좋은 길'

등록 2018-03-03 09:30:00   최종수정 2018-03-12 09: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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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해 바래길 4코스 섬 노래길.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오는 6일은 기나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驚蟄)'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한다.

오랜 시간 드리우던 겨울 그늘이 걷히고 봄빛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우는 3월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끼며 걸을 만한 여덟 길을 꼽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일으키고. 신장 안에서 이제나저제나 외출을 학수고대하던 신발을 꺼내 신고 나서보자. 봄의 정령이 기다린다. 건강과 자신감을 데리고.

◇남해 바래길 4코스 섬 노래길(경남 남해군)

남해 미조(彌助)항은 '미륵(彌)이 돕는 마을'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미륵불이 지키는 밤바다여서일까. "천상천하유아독미(天上天下唯我獨美: 세상에서 내가 가장 아름답다)"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봄이면 먼바다에서 그물로 잡아 온 멸치를 터는 울력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런 생명력 넘실대는 풍경을 보며 지나는 남해 바래길 4코스는 '섬 노래길'로도 불린다. 바래길은 옛날 남해 지방 여성들이 갯것을 잡으러 나가는 것을 "바래 간다"고 한 데서 명명됐다.

4코스는 높낮이가 심하지 않은 편한 길로 3월이면 발갛게 올라오는 벚나무 꽃봉오리를 벗 삼아 걷기 좋다.

아름다운 미조항을 중심으로 송정 솔바람 해변과 갖가지 동물 모양을 한 다양한 섬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어 즐겁다.

특히 미조항과 수협 활어 위판장과 에서 생동감 넘치는 삶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경로 : 송정 솔바람 해변(게스트 하우스)~망산 정상~미조항(수협 활어 위판장)~설리 해수욕장~송정 솔바람 해변
거리 9.5㎞, 소요 3시간30분, 난이도 어려움

남해 바래길 탐방 안내센터 055-863-8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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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진해 드림 로드 2코스 천자봉 해오름길.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진해 드림 로드 2코스 천자봉 해오름길(경남 창원시)

진해 드림 로드는 옛 진해시 시절 임도였던 안민도로를 활용해 만든 걷기길이다. 총 4구간으로 나뉘었다.

이 중 제2코스 천자봉 해오름길은 안민휴게소에서 만남의 광장 위 갈림길로 향하는 걷기 길이다.

복숭아나무, 대나무, 편백, 남천, 벚나무 등 다양한 수종에 둘러싸인 채 산세를 따라 부드럽게 굽어 돈다. 곳곳에 탈출로가 있어 거리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걷는 내내 발아래에서는 진해와 그 앞바다가 자태를 뽐내고, 머리 위로는 웅산을 중심으로 천자봉과 장복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산악자전거(MTB) 라이더도 종종 다니는 만큼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경로 : 안민도로(안민휴게소)~편백 쉼터와 황토길(청용사앞)~해병 훈련 테마 쉼터 ~드림파크 갈림길~천자암~만남의 광장 위 갈림길
거리 10㎞, 소요 4시간10분, 난이도 보통

진해구 수산산림과 055-548-4661

◇대구 올레(팔공산 올레길) 4코스 평광동 왕건길(대구 동구)

팔공산 청정 자연이 키워낸 100년 전통의 명품 평광 사과 재배지를 따라 이어진 길이 대구 올레(팔공산 올레길) 4코스 평광동 왕건길이다.

덕분에 걷는 내내 사과 향 그윽한 풍광이 펼쳐진다. 늦봄 사과꽃이 필 때와 초가을 빨갛게 사과가 익어갈 때가 가장 아름답다지만, 우람한 사과나무에 앙증맞은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는 초봄도 색다르다.

평광동 입구 효자 강순항 나무에서 출발해 작고 아담한 평광지를 거쳐 신숭겸 장군 영각과 유허비가 있는 모영재를 왕복한 뒤 평광종점까지 가게 된다. 3시간 남짓 걸린다. ㅏ

이 길은 바쁜 현대를 살며 잊기 쉬운 충효(忠孝)의 덕목을 상기하게 한다. 927년 공산 전투에서 후백제 왕 견훤에게 쫓기던 고려 태조 왕건을 대신해 숨진 신숭겸 장군의 충절이 서린 모영재, 효자 우효중과 선비 우명식의 절의를 기리기 위해 세운 재실인 첨백당, 효자 강순항 나무 등이 그 계기다.

경로 : 평광동 입구(효자 강순항 나무)~평광초등학교~평광지~모영재(신숭겸 장군 영각과 유허비) 왕복~재바우 농원(최고령 홍옥 나무)~첨백당~평광종점 정류장
거리 7.5㎞, 소요 2시간30분, 난이도 매우 쉬움

대구녹색소비자연대 053-985-8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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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화 나들길 11코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강화 나들길 11코스(인천 강화군)

강화 나들길 11코스는 석모도가 간직한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는 길이다. 지난해  6월 마침내 석모도가 강화도와 다리(석모대교)로 연결돼 사실상 육지가 된 뒤 처음 맞는 봄이라 더욱 많은 사람이 찾을 듯하다.

석포리 선착장에서 출발하면 시커먼 갯고랑 너머로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제방길을 따라 보문 선착장과 어류정항을 지나면 호젓한 숲길을 통과한다.

숲길 끝에 석모도 유일한 해수욕장인 민머루 해변이 자리한다. 다시 제방길을 따라 왼쪽으로 바다, 오른쪽으로 낙가산을 끼고 전진하면 보문사에 닿으면서 11코스가 마무리된다.

걷기를 마친 다음 보문사에 들러 마애석불좌상을 찾자. 꼭 불공을 드리라는 것이 아니다. 그 앞으로 펼쳐지는 서해를 보며 감흥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들르라는 것이다. 

한여름에는 그늘이 없어 걷기에 힘들지만, 겨울에는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철새 군무까지 즐길 수 있는 길이니 3월이 끝나기 전에 꼭 걸어보자.

석모도는 한국에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기왕이면 이 모두를 즐길 수 있도록 일정을 짜자.

경로 : 석모도 선착장~매음리 선착장~어류정항~민머루 해변~어류정 수문~보문사
거리 16㎞, 소요 5시간, 난이도 쉬움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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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진 바스락길(남도 명품길) 1코스 인연의 길.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강진 바스락길(남도 명품길) 1코스 인연의 길(전남 강진군)

강진에 만덕산이 있다. 해발 400m가 조금 넘는, 우리 땅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산이다.

그러나 무게감은 다르다. 신라 말기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백련사와 동백나무,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 유배처로 그가 '목민심서' 등 저서 500여 권을 집필한 다산초당 덕에 태산준령 못 잖다. 

다산과 백련사의 혜장 선사가 우정을 나누며 오가던 길에 옛사람들의 흔적이 남은 길을 더했다. 남도명품길의 강진 바스락길(남도 명품길) 1코스 인연의 길이다.

만덕산을 지나 석문산으로 이어지는데 55번 지방도로 단절된 구간은 구름다리를 놓아 이었다.

길은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석문공원을 지난다. 산악 현수형 출렁다리(111m)와 기암절벽이 펼쳐져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경로 : 백련사~다산초당~마점마을~용문사~석문공원(사랑+구름다리)~소석문~도암중학교~도암면사무소
거리 8㎞, 소요 2시간30분, 난이도 보통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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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평화누리길 2코스 조강철책길.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평화누리길 2코스 조강철책길(경기 김포시)

문수산성 남문에서 시작해 애기봉 입구에 도달하는 평화누리길 2코스 조강철책길은 북녘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길이다. 

김포에서 가장 높은 문수산(376m)을 넘는다. 산길  중간에 있는 김포 국제 조각공원 내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눈도 호강시켜 주고, 여유도 갖게 한다. 바쁜 일상에서 틈틈이 예술 작품을즐겨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주는 셈이다.

길은 조강리 마을을 지난다. 옛날 서해에서 한강을 거슬러 한성으로 드나들던 배들이 물때를 기다리느라 정박하면서 번성했지만, 이제는 분단의 상처와 직면하는 민통선 마을이다.

이 길을 걷는다면 루트에서 살짝 벗어나지만, 문수산성 장대까지 가보고 오는 것이 좋다. 조강과 염하강의 장쾌한 파노라마 조망과 남북 분단의 엄혹한 현실이 겹쳐지며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경로 : 문주산성 남문~홍예문~쌍용대로~조강저수지~애기봉 입구
거리 8㎞, 소요 3시간20분, 난이도 보통

김포시청 문화예술과 031-980-2482

◇청풍호 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충북 제천시)

청풍호 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은 능강교를 출발해 솔숲과 맑은 물길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금수산 정방사로 올라간다.

능강교 아래에 능강계곡이 있다. 너럭바위를 필두로 한 크고 작은 바위들, 바위에 뿌리를 내리다시피 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소소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걷기를 마친 뒤 천년고찰 정방사 마당에서 휴식하며 바라보는 풍경이 이 길의 백미다.

정방사는 절벽 아래 제비집처럼 자리한다. 그곳에서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월악산 영봉과 겹겹이 이어지는 산 능선 그리고 호수 아래 황금빛 노을의 삼중주는 길을 오른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2㎞도 채 안 걷고도 이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양심이 찔린다.
  
절 뒷편 기암 아래 약수 한 모금은 갈증을 해소해주는 것은 물론 마치 감로수인양 마음속 온갖 때마저 씻어준다.

경로 : 능강교~정방사
거리 1.6㎞, 소요 1시간, 난이도 보통

제천시 관광정보센터 043-641-6731

◇충주 풍경길 종댕이길(충북 충주시)

충주호와 남한강, 계명산 등 충주의 산과 호수를 아우르는 길인 풍경길에서도 충주의 진산인 계명산의 한 줄기인 심항산에 조성된 호젓한 숲길이 종댕이길이다.

'종댕이'는 충주 지씨(忠州 池氏) 관향(貫鄕)인 인근 종댕이 마을에서 비롯됐다. 심항산을 종댕이산이라고도 한다.

산 둘레를 한 바퀴 돌면서 심항산과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고 운동도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숲을 따라 걸으며 다양한 식물을 만나고, '내륙의 바다'로 통하는 충주호반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벗 삼을 수 있다.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가족 단위 탐방에도 더없이 좋은 길이다.

경로 : 마즈막재 주차장~오솔길~생태 연못~제1 조망대~팔각정~제2 조망대~출렁다리~육각정~계명산 휴양림~마즈막재 주차장
거리 7.5㎞, 소요 3시간, 난이도 보통

충주 공용버스터미널 관광안내소 043-850-732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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