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희정 충격파'...지도부 공식일정 취소
우원식, 취임 후 처음으로 오전회의 취소 지방선거 영향 촉각…"이번에 털어야" 의견도 당내 TF 통해 잇따른 성범죄 의혹 조사키로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수행비서(현 정무비서)를 수차례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공황에 빠진 모습이다. 당의 투톱인 추미애 당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6일 공식일정을 중단한 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저녁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자 오후 9시께 즉각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하고 안 지사에 대해 출당 및 제명 결정을 내렸다. 현재 민주당 내 인사들은 '안희정발 충격파'에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내 2위를 차지한 안 지사는 지금까지 꾸준히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 꼽혀왔다. 여기에 올해 당대표 도전, 차기 입각 등 향후 역할에 대한 다양한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특히 안 지사의 경우 당내에서 최소 10여명에서 많게는 30명에 이르는 국회의원이 '친안희정계'로 분류될 정도로 지지세력을 확보한 대주주다. 안 지사 스스로 강조했듯 정치입문 이래 30년 동안 민주당 세력과 함께하면서 꾸준한 스킨십을 해왔고, 당내 평판도 매우 좋은 편이었다. 더구나 안 지사 본인이 전날 충남도청 강연에서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의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우리 사회 모두가 동참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는 등 평소 도덕성과 인권 문제에 앞장서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 크다. 당의 정치적 타격도 크다. 우 원내대표가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고, 당내 젠더폭력대책 TF를 가동하는 등 당 차원에서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해왔다. 이에 야당으로부터 "이중성에 소름이 돋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향후 지방선거를 비롯한 정국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긴급대응에 나섰다.
추 대표 역시 이날 경기도 의왕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강연을 취소하는 등 해법을 고심하고 있다. 추 대표 측은 "당에서 제명조치를 한 만큼 향후 사건의 추이를 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는 이날 오후 6시께 윤리심판원 전체회의를 열고 안 지사에 대한 제명 및 출당 조치를 확정할 계획이다. 젠더폭력대책 TF 역시 이날 오전 7시30분께 긴급회의를 열고 "피해 사실을 아직 말하지 못하고 있는 추가 피해자에 대해서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안 지사에 대해서는 성폭력특별법 등 관련법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형 악재가 터졌다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일로 광역단체장 몇 석은 날아가게 생겼다"는 푸념도 들렸다. 당의 한 중진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당이 철저히 반성하되, 문제가 깊어지면 사적인 일로 치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성범죄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도 왜곡된 성인식에 근거한 성희롱, 성추행이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전날 최고위에서는 원내에 설치된 젠더폭력대책 TF를 당 특위로 격상하고 신고상담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여기에 실무진을 배치해 당내 피해사례를 모집하고, 해당사항이 있으면 윤리심판원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남 위원장은 "국회 내에 독립 기구인 인권센터를 조속히 설치하고, 외부 젠더 전문가를 통해 인권 전반에 대한 상담과 교육, 예방업무를 수행하도록 당에서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