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100조원 줄여라"…美, 시진핑 경제책사에 요구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對中) 무역 적자를 연간 1000억 달러(107조원) 줄이는 것을 목표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리들은 지난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회의를 열어 이같은 요구를 했다. 중국 관리들에게 회의에 대한 소식을 들은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미국이 무역 적자를 3분의 1 가량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보여준 보호무역 정책 드라이브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큰 성과가 없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3752억 달러(약 401조 원)를 기록해 2016년(3470억 달러)에 비해 8% 늘었다. 미국은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조치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는 나라 중 11위 수준이어서 상위권인 캐나다, 브라질, 한국 등에 비해 피해가 적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추가 무역 제재를 준비 중이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신발, 의류, 가전제품에 이르는 광범위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본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도 논의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압박에 중국 관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본질적으로 미국인들의 왕성한 소비 활동에 따른 것이며 무역 제재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시 주석이 최측근인 류 주임을 미국에 파견하며 화해의 손짓을 보냈지만 미국의 강경한 태도에 사실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류 주임이 당초 40명 정도의 대규모 대표단을 대동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반대로 인원이 10명 안팎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SCMP는 "방문단 규모가 축소됐다는 사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정부를 상대로 단호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