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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나처럼 톱 아닌 배우는 말할것도없지"···무슨얘기?

등록 2018-03-29 06:23:00   최종수정 2018-04-02 09: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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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영화 '덕구'에 출연한 배우 이순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3.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대배우의 말은 언제나 '좋은 작품과 좋은 역할'로 귀결했다. 출연료에 관해 이야기할 때도, 한국영화의 최근 경향성을 말할 때도, 연기를 논할 때도 그랬다.

배우 이순재(83)는 '배우의 본분'을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1956년 데뷔해 인생 대부분을 연기하는 데 바치고도 이 업을 향한 열망은 여전히 뜨겁다. "연기는 끝이 없다. 끝이 어딨겠나"라고 반문했다.

 영화 '덕구'(감독 방수인)는 이순재가 2011년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 7년 만에 주연한 작품이다. 손주들을 홀로 키우며 살아가는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 숱한 작품들이 다뤄온 소재로 만들어진만큼 일정 부분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지만, 이순재의 연기만큼은 빛난다. 때로는 다정하고 때로는 엄하지만 손자들을 향한 사랑만큼은 변하지 않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절제된 감성으로 표현한다.

여전히 한 작품을 온전히 짊어질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덕구'를 통해 또 한 번 보여준다. 이순재의 '그 열정'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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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영화 '덕구'에 출연한 배우 이순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3.28. [email protected]

 "시나리오를 읽어봤는데, 괜찮았어요. 영화든 드라마든 중요한 건 감동이거든. 사람에 관한 이야기, 그게 중요하잖아요. 요즘에 그런 작품이 많지 않아. '덕구'는 잔잔한 이야기이지만, 찡한 게 있었어요. 마음을 들었다 놓는. 나같은 사람은 시나리오 보면 딱 알잖아요. 수많은 작품을 해왔으니까. 방수인 감독이 각본도 썼는데, 글 쓰는 재주가 있더라고."

 출연료를 받지 않았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판단이다. "돈이 별로 없는 것 같더라고"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작품성 있고 캐릭터가 인상적이라면 돈을 받지 않아도 상관 없다는 가치관이다. "요즘에는 톱배우라고 하면 개런티가 높잖아요. 하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저같이 톱배우 아닌 사람은 말할 것도 없지. 돈은 어차피 받지 못하는 거였단 말이에요. 그러면 배우의 목표는 한 가지죠.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 좋은 역할을 맡는 거죠. 사실 그걸 떠나서라도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게 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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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영화 '덕구'에 출연한 배우 이순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3.28. [email protected]

 100편이 넘는 영화, 120편이 넘는 드라마, 연극에도 수십편 출연했다. 이런 말 자체가 이상하지만, 이순재는 연기로 더이상 증명할 게 없다. 영화 '덕구'에서의 연기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을 본 어떤 관객도 이순재의 연기에 토를 달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처럼 어떤 경지에 오른 이순재에게도 여전히 연기에 관한 아쉬움은 있다. "연기의 완성이란 건 없다"는 것이다.

 "음악의 경우를 보세요. 모차르트나 베토벤은 정말 위대한 음악가죠. 그렇다고해서 그들의 음악이 '음악의 완성'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연기도 마찬가지야. 연기에 완성이라는 건 없다고. 어떤 연기는 맘에 들 때도 있지만, 여전히 어떤 연기들은 불만족스러워요. 다만 예술성이 있는 연기를 하려고는 해요. 작품을 뛰어넘는 연기를 할 때, 배우의 예술성이 나오죠. 그건 결국 창조를 위한 의지와 노력에서 나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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