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만간 시리아서 미군 철수"…국방부와 딴소리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군이 조만간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철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 주 리치필드에서 인프라(사회기반시설) 관련 연설을 하다가 미국이 곧 시리아에서 군대를 철수하겠다고 밝혔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ISIS(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다른 명칭) 를 무찔렀다"며 "아주 조만간 시리아에서 빠져나올 것이다. 이젠 다른 이들이 (시리아를) 돌보게 놔 두자"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주장하던 칼리프(이슬람 제국) 100%를 확보했다"며 "하지만 정말 조만간 거기서 빠져 나올 것이다. 우리가 속하는 곳이자 우리가 있고 싶은 곳인 이 나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주장은 불과 몇 시간 전 미 국방부의 언론 브리핑 내용과 상충된다. 국방부는 미군이 시리아에서 할 일이 남아 있다며 당분간은 주둔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너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내) 폭력적 급진주의자들을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격퇴하기 위해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트 대변인은 미국과 연합군의 IS 격퇴 작전이 성공했지만 IS는 여전히 위협 요인이라며 "우리는 ISIS를 봐주거나 이들 테러리스트들이 패배한 격전지를 다시 탈환하는 일을 용인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터키가 시리아 북부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를 격퇴하겠다며 벌이고 있는 군사 작전 때문에 IS 퇴치 활동이 지체되고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는 미군 주도 연합군의 지원 아래 지상에서 IS와 전투를 벌여 왔다. 쿠르드족을 테러 집단으로 보는 터키는 이들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올해 1월부터 이들을 쫓아내기 위한 군사 행동을 진행 중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는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 칼리프를 건립하겠다며 역내 영토 대부분을 장악하자 2014년 9월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군을 구성해 IS 격퇴 작전에 돌입했다. 작전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라크 정부는 작년 12월 IS로부터 완전한 해방을 선언했지만 IS 전투원 일부는 아직 시리아와 이라크에 은거하며 역내 정치 혼란을 틈타 호시탐탐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내 미군을 철군할 경우 역내 미 동맹들의 우려를 키울 것이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이란, 터키 등 미국의 견제를 받던 세력들의 힘이 확대될 수 있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