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시리아 '아랍군' 발상, 중동 정세에 또 다른 폭탄
사우디·UAE·이집트 등 美동맹이라도 서로 간 관계는 복잡사우디, 이란 견제 목적으로 시리아 파병 노리나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시리아 주둔 미군을 사우디 아라비아 등이 참여하는 아랍군으로 대체하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은 장애물이 많은 데다 역내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이 시리아 주둔 미군을 대체하기 위한 아랍군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사우디가 시리아에 군대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동 내 미국의 최대 동맹인 사우디는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 때부터 시리아 파병 의사를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미군 철군을 주장하면서 사우디 등 역내 국가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리아에는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투입된 미군 약 2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무가 거의 마무리됐다며 이제 미군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말한 바 있다. 시리아 급진 세력 소탕과 이란 견제를 위한 아랍 연합군 창설 주장은 2015년부터 제기됐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예멘 내전 개입, 사우디와 카타르의 분쟁, 이집트와 시리아 정권의 우호 관계 유지 등 미국 내 중동 동맹국들의 복잡한 상황 때문이었다.
그는 "현실에선 이런 군대를 함께 투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며 "과연 사우디가 다른 나라들 대표를 자처하기 전 이들과 논의를 거칠까? 사우디는 이집트와 파키스탄이 예멘을 도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동연구소의 찰스 리스터 국장은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난해 발족한 '이슬람군 대테러 연합'이 전투 작전보다 훈련과 보조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리아 주둔 아랍군 창설이 효용성에 의문을 표했다. 리스터 국장은 시리아 내 아랍 원정군 주둔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발을 맞추는 것처럼 얘기하면서도 자신들의 진짜 의도에 관해선 100%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에서 사우디가 시리아 파병을 현지 치안유지가 아니라 이란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면, 시리아에서 이들 세력이 직접 충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중동연구소의 란다 슬림 연구원은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 역시 시리아 주둔 아랍군을 환영할리 없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중동 현안들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이집트, UAE와 모두와 관계가 좋지 않다. 시리아 주둔 아랍군 창설의 불똥이 다른 개발도상국들까지 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우디가 시리아 현지에 자국 국인들을 보내길 꺼리면서 수단, 파키스탄에서 민간 용병을 모집할 것이란 지적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