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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혁명 시작됐다④]독일 수소버스·수소열차 '씽씽'

등록 2018-04-29 06:07:00   최종수정 2018-05-21 09: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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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 장기 로드맵…CEP 이어 H2모빌리티 프로젝트

글로벌 기업들 수소사회 테스트베드로…獨기업 기술력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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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린데코리아의 '하이! 에너지 존(HY! energy Zone)'에서 모델들이 수소충전기를 이용한 수소차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린데코리아는 오는 19일까지 친환경 미래 청정에너지 자원인 수소의 장점과 활용 원리를 소개하기 위해 이벤트 공간을 운영한다. 린데코리아의 수소충전소 기술은 내년 2월 평창에서 사용될 수소 버스용 연료 충전소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2017.11.17.   [email protected]
언제부턴가 봄이 '봄이 아니다'. 

 화사한 햇살, 파릇한 하늘은 온통 칙칙한 잿빛으로 변했다. 온 가족이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떠나야 할 때 집안에 갇혀 공기청정기를 돌려야 하는 처지다.

 화석연료를 지나치게 태워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한 탓인지, 숨막히는 미세먼지에 지구온난화가 빚어낸 이상기후까지 겹쳐 삶이 질식할 듯하다.

 국제사회가 오염원이 없는 청정에너지, 지구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수소' 의 연료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물을 구성하는 수소의 활용이 산업의 틀을 바꾸고 생활양식을 혁신시킬 혁명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진 각국은 이미 수소자동차를 비롯해 관련 기술의 개발 및 적용, 보급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우리만 낙오된다.

 공감언론 뉴시스는 궁극의 친환경 연료로 일컬어지는 수소에너지 개발의 현주소와 각국의 움직임, 미래 전망을 매주 1차례씩 8회에 걸쳐 집중 조명하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①세계는 뛰는데…韓, 인프라· 연구 총체적 부족
 ②수소산업 선점나선 일본…車보조금도 쏙 빼는 한국
 ③수소굴기 나선 중국…대량생산 계획 착착
 ▶④독일 수소버스·수소열차 '씽씽'
 ⑤한국 수소기술 어디까지 왔나
 ⑥현대차 넥쏘, 수소대중화 길을 열다
 ⑦정부 벽에 막힌 수소복합충전소
 ⑧선진국 패권다툼…법 제도·지원 미흡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독일에서는 이미 수소버스 60여대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치차 역시 시험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독일에서 본격 운행을 앞두고 있다.

 27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쾰른·슈투트가르트·마인츠 등에서는 60여 대의 수소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수소를 이용한 난방 등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독일은 정부 차원에서 수소를 미래 핵심에너지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체계적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적극적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이 수소산업을 확산시킬 토양을 만들고, 민간은 자율적으로 수소생태계를 확산시키는 모양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클린에너지파트너십'(CEP)에 따라 독일은 수소충전소를 확충하고 수소차 시범주행 등을 실시해왔다. 예산은 국가수소기구 NOW(National Hydrogen Organization)의 NIP(National Innovation Program)를 통해 4억 유로 규모로 지원됐다.

 CEP 프로젝트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9개 고속도로를 연결, 독일 전역을 수소차 운영권역으로 만드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그 결과 독일은 현재 수소충전소 57곳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H2 모빌리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H2 모빌리티는 수소충전소 사업계획 책정과 보급지역 분석, 운영 등을 위해 에너지업체 6개사가 공동 출자회사 형태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독일 다임러, 린데, 오스트리아 OMV, 네델란드 쉘, 프랑스 에어리퀴드, 토탈 등이 공동 출자회사를 세우고 독일 수소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공동활동에 나서고 있다.

 H2 모빌리티 프로젝트는 H2 모빌리티가 수소충전소의 계획, 설치 및 운영을 담당하고 NOW와 H2 모빌리티 참가기업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독일은 2020년까지 20만대의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보급하고, 400곳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수소차는 2023년 65만대, 2030년 180만대로, 수소충전소는 2023년 400곳, 2030년 1000곳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충전소 설치비의 50%와 운영비의 50% 이상은 정부가 지원한다. 정부는 최대 4억 유로의 충전소 설치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수소인프라가 잘 꾸려지면서 글로벌기업들도 독일을 수소 사회를 준비하는 테스트베드로 삼고 있다.

 프랑스 발전설비회사 알스톰이 개발하고, 독일 잘츠기터가 제작한 세계 최초의 여객용 수소연료전지 열차 '코라디아 이린트'는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에서 시운전을 완료했다. 이 열차는 수소에너지를 사용, 최대시속 140km의 속도로 한 번에 1000km을 주행할 수 있다.

 니더작센주철도회사가 도입키로 한 열차는 모두 14대로, 독일은 앞으로 디젤열차 130대를 수소연료전지열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연료는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원에서 야간에 생산되는 잉여전기를 활용해 생산될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 역시 독일 카셰어링업체에 수소차를 공급했고, 2016년부터 독일 오펜바흐에서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기업들의 수소 기술력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세계적 가스생산업체인 독일 린데는 기체수소 액화기술, 액화수소 압축·이송기술 등 액화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린데는 독일 로이나와 잉골슈타트 지역에 액화수소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린데의 기술은 유럽·미국·일본 등 세계 15개국 200개 이상의 수소충전소에 적용됐다. 린데는 한국에서도 꾸준히 수소사업을 해왔다. 2000년에는 현대석유화학에서 수소공장을 인수했고, 2003년에는 서산공장에 수소충전설비를 준공했다. 올해는 평창·강릉·광주·창원 등에 5곳의 수소충전소를 완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이 수소사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95%로 줄이는 신(新)기후체제 대응전략 때문"이라며 "정부의 청사진과 지원책을 통해 독일 기업들은 수소사회를 향한 미래기술과 인프라를 차근차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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