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남북정상회담 '파격행보' 연속…A부터 Z까지
김정은 제안에 손 맞잡고 군사분계선 오가예정에 없던 사진 촬영도, 文 대통령 제안판문점 선언 합의 발표 압서 깜짝 포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첫 대면부터 예상치 못한 장면을 연출했다. 오전 9시28분께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판문각 앞까지 승용차를 타고 오리라는 예상을 깨고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공식 수행원, 경호원 등 총 20여명과 판문각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 인근에 선 문재인 대통령을 보자 활짝 웃으며 다가와 곧장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약 24초간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이후 이어진 두 정상의 군사분계선 '깜짝 월경'은 지켜보던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묻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이 즉흥적으로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제안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직접 북쪽으로 이끌었고, 문 대통령은 오른발을 뻗어 군사분계선 너머 북쪽 땅을 밟은 뒤 김 위원장과 다시 악수를 나눴다.
파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오전 9시35분께 자유의 집에서 시작된 국군 의장대를 사열한 뒤 양측 수행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수행원들과 사열단 계단에 올라 예정에 없던 사진 촬영을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제안이었다. 김 위원장이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두 정상은 남북 정상회담 오후 일정으로 '도보다리'에서 배석자 없이 단 둘이 담소도 나눴다. 이날 공동식수 행사를 마친 두 정상은 오후 4시36분께 친교산책을 위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로 향했다.
파격은 이어졌다. 두 정상이 '판문점 선언' 합의 발표에 앞서 깜짝 포옹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후 6시께 평화의집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선언문을 들고 취재진 앞으로 나아갔다. 두 정상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뒤 손을 맞잡아 번쩍 들어올렸다. 이내 문 대통령이 양팔을 먼저 뻗었고 서로를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가며 껴안았다. 두 정상은 연신 크게 미소를 지었고 지켜보는 이들도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평화의집 건물 1층 로비에서 남북 정상이 올해 내 종전을 선언하고 완전한 비핵화,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