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류현진, 더도말고 덜도말고 '2018년 4월'만 같아라
'5경기 3승 ERA 2.22', NL ERA 7위·피안타율 3위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 다저스)이 데뷔 후 가장 뜨거운 4월을 만들어내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를 더욱 높였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에서 5⅔이닝 4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 난조로 아쉽게 4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인상적인 피칭으로 빅리그 데뷔 첫 두 시즌 괴물의 모습을 되찾았다. 2013년 4월에는 3승 1패 평균자책점 3.35, 2년차 시즌인 2014년 4월에는 7차례 선발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2015년과 2016년은 부상과 재활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복귀 첫해인 지난 시즌에는 1승 4패 평균자책점 4.05로 부진했다. 개막 무렵만 해도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로 류현진의 올 시즌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하기 힘들었다. 5선발로 팀내 선발 로테이션에 가까스로 꼈다. 팬그래프스닷컴은 예측 시스템인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를 통해 올 시즌 류현진의 성적을 6승 6패 평균자책점 4.07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도 저조할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러나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류현진은 이 같은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의 활약은 각종 수치에서 더욱 확실히 나타난다. 5경기에서 28⅓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규정이닝을 채웠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내로라하는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활약이다. 29일 현재 류현진은 100% 승률과 함께 3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3위다. 평균자책점(2.22)은 리그 7위에 올라 있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피안타율이다. 0.152로 하린 가르시아(마이애미 말린스·0.114)와 자니 쿠에토(샌프란시스코·0.149)에 이어 3위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따져도 4위에 해당하는 뛰어난 성적이다. 적은 피안타를 바탕으로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은 0.85로 6위다. 류현진은 떨어진 구속에도 연일 탈삼진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잠자던 '닥터K' 본능을 깨웠다. 경기당 6개가 넘는 34개의 탈삼진을 기록, 리그 10위에 랭크됐다. 류현진은 지난해 이 부문 47위(116개)였다. 9이닝당 탈삼진은 무려 10개(10.80)가 넘는다. 구속은 전성기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4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다양한 볼배합과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과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공격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던 부상에 대한 우려도 아직까지는 전혀 문제가 되고 있지 않다. 다저스 선발진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와 함께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사실상 2선발급 활약이다. 팀내 입지와 현지 평가도 상당히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몸 상태에 큰 변화만 없다면 5월에도 류현진의 손 끝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계약기간 6년이 종료된다. 다저스는 물론 다른 팀들도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