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조현민, 연신 "죄송" 반복…끝내 눈물
취재진 앞에 선 채 6차례 "죄송" 사과조사실 향하던 중 입 가린 채 흐느껴
【서울 = 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1일 경찰에 출두해 두 손을 모으고 시종 머리를 숙인 채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기존에 알려진 '갑질' 행태와는 180도 다른 상반된 태도다. 조현민씨의 전횡 논란을 수사해온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 위해 소환했다. 조씨는 폭행 및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조사가 예정된 10시 정각 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에쿠스 차량에서 내린 조씨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채 시종일관 정면을 응시하지 않고 땅만 쳐다봤다. 두 손은 가지런히 모은 채 겸손한 자세였다.
조씨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도 회피하지 않고 모두 대답했지만 미리 준비한 듯한 사과 발언만 이어갔다.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포토라인에 선 조씨는 머리를 숙인 채 사과의 뜻을 밝혔다. 조씨는 유리컵 투척과 음료수를 뿌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답했다. 앞서 나온 "밀치기만 했다"는 조씨의 해명을 거론하며 "밀치는 행위는 갑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조씨는 다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중얼거렸다.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을 폭로한 보도를 접했느냐는 질문에도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답변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준비 중인 촛불집회에 대해 묻자 조씨는 다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조씨는 각각 다른 질문에 '죄송하다'로 일관하며 6차례에 걸쳐 '죄송하다'고 반복했다. 다만 "제보자에게 보복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질문 세례가 끝난 뒤 한 차례 더 인사한 조씨는 경찰서 로비를 지나 조사실로 올라가던 중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흐느꼈다. 경찰은 앞서 대한항공과 A광고대행사 측의 회의 참석자들을 조사해 조씨가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의 음료를 A사 직원 2명에게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