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리점 본사 보복도 '징벌적 보상제도' 적용
공정거래위원회, 대리점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 발표법원 자료제출권 명령 신설...손해 입증자료 확보 쉬워져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리점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공정위는 ▲가맹 ▲대규모 유통 ▲하도급 등 갑을관계 분야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대리점 분야를 끝으로 갑을관계 분야 종합 대책은 마무리됐다. 2013년 남양유업의 물량 밀어내기를 계기로 대리점 분야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지만 본사의 거래상 지위에서 비롯된 고질적인 불공정관행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번 대책은 본사의 거래관행을 개선하고 대리점주의 권익보호 방안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며 "대리점의 협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피해대리점의 실질적인 구제방안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대책을 보면, 우선 매년 업종별 서면실태조사를 진행해 거래관행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발굴하고 직권조사의 단서로 활용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의류 업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법위반 행위의 효과적 적발을 위해 대리점이 익명으로 본사의 법위반 행위를 제보할 수 있도록 ‘익명제보센터’도 운영한다. 공정위는 현행 대리점법과 시행령에 규정된 금지행위 외에 세부 금지행위 유형도 고시로 지정한다. 금지 유형에는 별개의 상품을 묶음으로만 공급해 대리점이 원하지 않은 상품을 구입하게 하거나 판촉행사를 하면서 대리점에 과도한 비용을 분담시키는 행위가 포함될 계획이다.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상품·용역의 공급을 현저히 줄이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나 대리점에 계약해지를 빌미로 불공정행위를 강요하는 행위도 제재 대상에 추가될 예정이다. 정당한 이유 없이 대리점의 매장 확대나 점포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경우도 제재할 예정이다. 대리점의 실질적인 피해 구제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도 추진한다. 공정위는 법 개정을 통해 피해대리점이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법원에 해당 행위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도록 대리점법에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구입강제, 경제상 이익강요행위에 적용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악의성이 명백한 본사의 ‘보복조치’ 행위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하도록 법 개정도 진행한다. 대리점법 개정을 통해 피해대리점이 손해배상소송에서 손해입증에 필요한 자료 확보가 쉽도록 법원의 자료제출명령권도 신설할 계획이다. 대리점법에 신설되는 법원의 자료제출명령권은 기존 민소법상 자료제출명령권보다 강화된 것으로 손해액 입증 등과 관련된 증거의 경우 사업자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더라도 법원이 열람제한을 조건으로 제출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 자료제출 불응 시에는 피해대리점이 주장하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실질적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사인의 금지청구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법원의 자료제출 명령권 강화 모두 대리점법 개정 사항으로 실제 도입까지는 상당 부분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대리점 분야에 종사하는 중소상공인 등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때 시장경제의 활력이 유지되고 소득주도의 성장기반도 마련될 수 있다"며 "법 개정이 필요한 과제들은 조속히 입법화될 수 있도록 국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