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방탄소년단, 빌보드200 1위?…"설렘 반, 걱정 반"
'핫100' 1위도 하고파지민 "살해협박, 휘둘릴 여유 없어"우선 8, 9월 투어 최선···"모든 영광은 아미에게"
'방탄소년단'(BTS)이 명실상부 글로벌 톱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20일(현지시간) 팝의 본고장 미국의 세계적인 대중음악 시상식 '빌보드 뮤직 어워드 2018'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따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같은 부문 수상이다. 한국 가수 최초다. 국제적인 인기와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통하는 상이다. 지난 1년간 앨범 및 디지털 노래 판매량,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횟수, 공연과 소셜 참여 지수 등 데이터에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선정했다. 리더 RM(24)은 24일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소셜'이라는 것이 사회와 관련 있는 것이죠.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를 생각해 보고 감사해 하는 시간이었습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 2018'에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 무대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시아 가수 최초 '빌보드 뮤직 어워드'를 통한 컴백이다. 지난해에는 상만 받았고, 무대는 선보이지 못했다. 이날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은 화려하면서도 절도 있는 퍼포먼스로 공연장 수은주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다국적 관객이 운집한 객석 사이에서는 한국어 노래인 '페이크 러브' 떼창이 울려 퍼졌다. 멤버 제이홉(24) 본명을 담은 "호석아" 등 한글 플래카드도 꽤 눈에 띄었다. 앞서 시상식 초반 소개 순서에서도 방탄소년단은 큰 환호를 받았다. 특히 인기와 위상을 반영하듯 객석 맨 앞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사회자로 나선 가수 켈리 클라크슨(36)은 이들을 소개하기 전 "귀마개를 껴야 할 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녀는 방탄소년단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보이 밴드"라고 소개했다.
정국(21)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 무대에 설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 했어요. 신곡으로 컴백해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죠"라면서 "한국에 있는 것처럼 저희 (한국어) 노래를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불러주셔서 감사했답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번 앨범은 선주문만 150만 장에 육박하는 등 예상대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브라질 등 세계 65개 지역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페이크 러브'는 덴마크, 핀란드, 칠레 등 52개 지역 '톱 송'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지민(23)은 "저희도 놀랐어요. 주신 사랑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면서 "정말 열심히 음악하고 노래하는 것이 보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고 연신 고마움을 표현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출연한 팝스타들 사이에서도 '유명인사'였다. "BTS"로 불리며 여러 팝스타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세계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캐나다 출신 팝스타 션 멘데스(20)는 "BTS를 좋아한다"고 공언한 것에 그치지 않고, 레드카펫에서 "방탄소년단과 협업할 생각이 있냐"는 사회자 질문에 바로 "1000퍼센트"라고 답했다. 제이홉은 "좋아하는 여러 아티스트를 만났어요. 테일러 스위프트, 패럴 윌리엄스, 존 레전드를 만나 뿌듯하고 영광이었죠. 많은 유명 인사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 신기했어요"라고 마냥 흐뭇해했다. 정국은 "팝스타들이 시상식 도중 광고가 나갈 때마다 저희를 찾아오셔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답니다. 영광이었어요"라고 돌아봤다. 방탄소년단 앨범 발매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일반적인 '기승전결(起承轉結)' 구도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방탄소년단이 선보이는 '러브유어셀프' 시리즈는 '기'가 아니라 '승'으로 시작했다. '전'에 해당하는 이번 앨범을 18일 발매하기 전에 '기'에 해당하는 '유포리아 테마 오브 러브 유어셀프 기 '원더''를 공개했다. RM은 "기승전결 순서대로 풀 수 있겠지만 상투적일 수 있어서 바꿔서 조합했어요"라면서 "다시 생각하게끔 만드는 것도 있죠. '기승전결' 어느 것 하나 뺄 수 없는 과정이잖아요"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는 그런지 록 기타 사운드와 트랩 비트가 음산한 이모(emo) 힙합 장르다. 운명인 줄 알았던 사랑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내용을 담았다. 이별의 감성을 방탄소년단만의 노랫말과 사운드로 담아내 슬프지만,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페이크 러브' 뮤직비디오에서 그 성숙의 깊이가 더 느껴진다. 일곱 멤버들은 각기 다른 공간에서 여러 상황에 직면하며 어두운 이별의 감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냈다. 제이홉의 믹스테이프 수록곡 '에어플레인' 연장선인 '에어플레인 pt.2'는 멤버들이 월드 투어로 세계를 누비며 느낀 솔직한 감정들을 담았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영웅 '앙팡맨' 모습을 방탄소년단에게 빗댄 '앙팡맨'을 통해서는 음악과 무대로 사람들에게 희망의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은 바람을 들려준다. 특히, 정국이 프로듀싱한 팬송 '매직 숍'과 방탄소년단에게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팬클럽 '아미'와 미로에서 엇갈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러브 메이즈', 슈가(25)가 팬들에게 신년 인사로 전한 '꿈이 없어도 괜찮습니다'는 말을 확장해 만든 '낙원'도 포함됐다. 글로벌 히트곡 '마이크 드롭' 리믹스로 호흡을 맞춘 스티브 아오키(41)가 참여한 진(26)·지민·뷔(23)·정국의 유닛 곡 '전하지 못한 진심'을 비롯해 방탄소년단의 아날로그적 사운드가 특징인 '134340', EDM 장르로 내적 댄스를 유발하는 '소 왓', 뷔의 보컬 매력을 보여주는 '인트로: 싱귤래리티' 등 수록곡 모두가 호평을 듣고 있다.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200'에서 7위를 차지하는 등 전작인 '러브 유어셀프 승 '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린 만큼 이번 앨범에 부담도 컸을 법하다.
RM은 인기를 누릴수록 진퇴양난에 빠지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는 "팬 취향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저희만의 정체성을 더욱 고민해 나가야 하는 딜레마가 항상 있어요"라면서 "발매된 지 일주일이 지난 이번 앨범을 자평하자면 트랙들의 유기성이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11개 트랙이 실렸다. 인트로와 아웃트로 형식까지 갖춘,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자랑한다. RM은 "요즘은 싱글로 많이 내는 추세라 앨범 집중도가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죠"라면서 "저희의 이번 앨범은 트랙들끼리 톱니바퀴처럼 작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이다.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가수를 지나칠 정도로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지민을 겨냥한 살해 협박이 그것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9월16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공연을 앞두고 '지민을 총으로 쏘겠다'는 내용의 글이 떠돌고 있다. 현지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포트워스 경찰은 SNS에 "BTS 콘서트 관련한 위협을 알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을 조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민은 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 공연을 앞두고도 살해 위협을 받았다. 지민은 "지난해 이어 두 번째 이런 소식을 들어서 당황했어요"라면서도 "팬들이 저보다 더 걱정하지 않으셨을까 우려했습니다"고 털어놓았다. "(컴백을) 기다리시는 분이 많아 (협박 루머에) 휘둘릴 여유가 없었어요. 많은 스태프가 도와주시는 만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슈가는 "1위를 예측한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실감이 안 됐어요"라면서 "결과가 나와 봐야지 아는지라 설렘 반, 걱정 반입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1위를 하면 좋겠지만, 거기에 너무 연연해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고 당당함도 드러냈다. 다만 꿈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빌보드 '핫 100' 1위, '빌보드 200' 1위, 그래미상 무대, 스타디움 투어 등을 통해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뤄지면 좋겠지만, 힘든 일이죠. 그러나 입 밖으로 꺼낸 이상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RM은 "무엇보다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고 전했다. "저희가 물리적으로 올라가야 할 것은 많아요. '핫 100' 1위를 못 했고, '빌보드 200' 1위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스타디움 투어도 못 했고요. 그걸 달성하더라도 6년 차가 되니 왜 이걸 시작했고 경쟁을 뚫어왔는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컴백 쇼와 8, 9월 투어에 최선을 다해야죠." 방탄소년단은 인터뷰든 간담회든, 기자회견이든 시상식이든 항상 팬클럽 아미를 언급하며 마무리한다. 지민은 "어디를 가든, 아미가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 같아요"라면서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저희 팬들이 가장 열정적이고 자신들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분들이에요. 팬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상을 받았죠.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속해서 미국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CBS '제임스 코든쇼',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 등 현지 인기 토크쇼 녹화도 했다. 새 월드 투어도 예정했다. 8월 서울을 시작으로 '러브 유어셀프' 투어에 돌입한다.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11개 도시로 이어지는 22회 공연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