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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 더 많아" 발표에…궐련형 전자담배 업계, '미묘한 입장차'

등록 2018-06-07 16: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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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7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궐련형전자담배가 진열돼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는 국내 판매중인 궐련형전자담배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2018.06.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대해 담배업계가 불만의 목소리가 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등 입지에 따라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한국필립모리스는 7일 식약처가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고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와 일반담배의 연기는 구성성분이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배출총량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타르는 담배연기에서 물과 니코틴을 뺀 나머지를 지칭하는 것으로 특정한 유해물질이나 성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타르는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것이지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의 유해성을 비교한 식약처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며 "배출물의 구성성분과 각 유해물질의 배출량을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마치 디젤자동차의 배기가스와 수소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에 들어있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오염물질의 양을 비교하지 않고 단순히 배기가스의 총량을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또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일산화탄소 등 세계보건기구(WHO)의 저감화 권고 성분 9개에 대해서는 일반담배보다 적은 양이 검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 대폭 감소라는 식약처의 분석 결과는 당사의 연구 결과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으로 유해성 감소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해물질을 적게 생성한다는 분석 결과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유해성분의 함유량만으로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식약처의 입장에 대해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감소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간과하는 것"이라며 "유해물질의 감소는 질병의 위험 감소의 선결적인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식약처의 발표 내용에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은 그동안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주도해왔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시작된 궐련형 전자담배 경쟁에 가장 먼저 진출한 아이코스는 국내에서 50∼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KT&G의 '릴'은 20∼30%, BAT코리아의 '글로'는 10%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곧바로 자사 제품에 가장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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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7일 오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연구원들이 국내 판매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분석실험을 하고 있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됐으며, 타르 함유량은 궐련형 전자담배 2개 제품에서 일반담배 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8.06.07.  [email protected]
반면에 그동안 국내 담배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다가 새로 떠오르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2위 자리에 놓이게 된 KT&G로서는 상당히 조심스런 입장이다.

 이날 KT&G 측은 "정부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조사에 대한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적인 담배의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과 일반담배가 상쇄적인 관계에 있는 만큼 현 상황에 뒷짐을 지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따라가는 입장에 있는 만큼 무리하게 앞장설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무리하게 정부에 맞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일반담배 시장 선두 사업자의 입장에서 불필요할 수 있다.

 KT&G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이제 유해성 검사 결과 데이터가 나왔으니 면밀히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 3위 업체로 따라가는 위치에 놓여있는 BAT코리아의 경우 타르에 대한 식약처의 발표와 관련해서는 필립모리스의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WHO의 저감화 권고 9개 성분 검사결과에 더욱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타르의 경우 3개 업체가 평균적으로 일반담배보다 많이 나온 가운데 벤조피렌, 아세트알데히드, 일산화탄소 등 9개 유해성분에 대한 검사 결과는 전반적으로 가장 적게 나왔기 때문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타르란 개념 자체가 니코틴과 물을 제외한 성분의 총칭인 만큼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직접적으로 타르 함량만으로 분석하긴 어렵다"며 "WHO가 저감화를 권고하는 대표적 9가지 유해성분의 내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타르에 포함된 성분이 7000여 가지나 된다. 그 중에서 대표적으로 WHO가 유해성분으로 지정한 게 이들 9가지 성분"이라며 "9가지 유해물질의 경우 우리가 가장 적게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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