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북미정상회담에 시민들 관심 고조…기대와 불안 교차
"뉴스 매일 나오는 두 정상 만나다니 신기""회담 결과에 관계 없이 의미 있는 이벤트""트럼프, 김정은 모두 특이…파격 결과 기대""北 그렇게 쉽게 바뀌겠나" 냉소적 반응도"북미정상회담 잘 돼야 남북 문제도 풀려"
시민들은 우선 오랜 적대 관계에 있던 두 정상의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학생 김나연(23)씨는 "이번 회담이 처음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부터 뉴스 메인을 장식하던 두 지도자 아닌가"라며 "두 사람이 만난다니 그 자체로 신기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황성필(26)씨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진정한 노력이 이제야 시작되는 것 같다"라며 "결과에 관계없이 이 자체로 의미 있는 이벤트인 것은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지난 4월26일 판문점 선언에 이어 성사된 만남인 만큼, 회담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이경직(82)씨는 "판문점 선언에 이어 성사된 자리라 그런지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이런 분위기로 가면 남북 경제협력도 하고 왕래할 수 있지 않겠나"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돌출 행동과 발언으로 유명한 점을 감안해 이번 회담에서도 '한방'이 있을 거란 의견도 있었다. 자영업을 하는 송현실(50)씨는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일반적이지는 않은 지도자"라며 "이런 기회에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군인인 박기녕(25)씨는 "북미정상회담이 잘돼서 종전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군 복무 중인 한 대위는 "종전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며 "군인으로서는 정책적인 '오더'가 내려오면 그 변화를 더욱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 중위는 "‘적=북한’으로 가정하고 모든 것이 진행되는데, 종전 및 불가침조약이 성립되면 근본이 흔들리는 것"이라며 "군 내에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종헌(50)씨는 "북한이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바로 협상이 결렬될 것이다. 핵 문제를 몇 번을 이야기했나"라고 되물으며 "이젠 북한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직장인 이모(25)씨는 "완전 비핵화는 북한이 가진 패를 모두 버리는 것과 다름 없다"라며 "이번 회담으로 실질적인 완전한 비핵화는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직장인 김소랑(58)씨는 "북한이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회담을 하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핵을 쉽게 버리려고 하는 게 이해할 수 없다"라며 "보이지 않게 쥐고 있는 카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번 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이들이 많았다. 대학생 이자은(24)씨는 "이번 회담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될 것이라 기대한다"라며 "회담이 잘돼서 먼훗날 통일이 된다면 철도여행을 29박 30일 동안 다녀오고 싶다"고 소망했다. 유치원 교사인 김용욱(40)씨는 "남북문제에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나"라며 "한반도 내 전쟁에 대한 위협을 확실하게 해소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버스기사 박모(63)씨는 "북미 정상회담이 잘 돼야 결과적으로 남북문제도 잘 풀린다"라며 "우리 자손들을 위해서라도 잘 풀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먼 나라인 미국이나 유럽도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시대에 한 땅덩이에 있는 남북이 서로 왕래를 못한다니 마음이 아프다"라며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남북이 서로 오가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12일 오전 9시 시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