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의 맛볼까]"각오해! 여름" 특급호텔 탕탕탕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그 옛날 조상들은 어떻게 여름을 이겨냈을까. 바로 '이열치열(以熱治熱)', 열로써 열을 다스렸다. 후대에 '조상의 지혜'로 거창하게 포장된 이 더위 퇴치법은 당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나 냉장고도 없던 시절이니 말이다. 특히 체통 때문에 일반 백성처럼 함부로 옷을 벗고 지내거나 아무 데서나 물놀이를 할 수 없던 왕실이나 양반가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여름 더위 퇴치법은 그것뿐이었을 것이다. 이열치열의 대표적인 방법은 역시 뜨거운 '탕' 요리를 먹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반려견 문화가 자리 잡은 요즘, 시대착오적인 '개 보신탕'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하지만, 다른 탕들은 앞다퉈 업그레이드돼 지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여름에는 어떤 탕 요리가 21세기형 이열치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특급호텔들을 둘러본다. 이미 판매를 시작한 호텔도 있지만, 초복인 17일부터 개시하는 곳도 있는 점을 놓치지 말자.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서울은 8월31일까지 런치·디너에 한식당 '온달'에서 '해신탕 한 상 차림'을 선보인다. 해신탕은 인삼, 잣, 깨 등 견과류를 듬뿍 넣고 끓여낸 고소한 육수에 영계와 전복, 낙지 등 해산물을 다시 넣고 끓인다. 맛은 깊고 풍부하며, 기력 보충에 탁월하다. 온달 냉채, 후식을 함께 낸다. 9만6000원.
○···인천 연수구 송도동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은 16일부터 8월19일까지 런치에 36층 '오크 레스토랑'에서 탕 3종을 내놓는다. '우보탕'은 소 콩팥에서 뽑아낸 두태 기름에 파, 양파 등으로 맛을 낸 양념장을 넣고 12시간 넘게 끓인 소 사골 육수에 소갈비와 양지를 넣고 고사리, 대파, 우거지, 버섯 등을 곁들여 끓인다. '얼큰 갈비탕'이라는 별명처럼 이열치열에 제격인 맛을 낸다. 2만2000원. '누룽지 삼계탕'은 무게 750~800g짜리 중계의 속을 직접 눌러 만든 누룽지와 찹쌀·대추·은행·인삼 등으로 채운다. 이를 닭 육수와 바지락 육수를 섞은 육수에 넣고 45분간 다시 끓여낸다. 누룽지의 고소함, 담백하고 시원한 육수가 일반 삼계탕과 다른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2만5000원. '소고기 보양탕'은 양지를 듬뿍 넣고 3시간 이상 삶아낸 소 육수에 당귀 등 각종 한방 약재를 넣고 다시 끓인다. 버섯, 들깻가루, 무청 시래기, 깻잎 순 등을 넣는다. 양지의 독특한 식감과 구수하고 진한 맛이 '개 보신탕'을 연상시키지만, 소고기여서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다. 2만2000원.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8월31일까지 런치·디너에 41층 '피스트', 28층 '핏 카페'에서 ‘해천성연탕’을 준비한다. 찹쌀·밤·대추·인삼·마늘 등으로 속을 채운 영계와 전복·문어 등 신선하고 영양가 풍부한 해산물을 함께 고아낸다. 부추와 팽이버섯 등을 올린다. 맛은 물론 원기 회복, 피로 해소, 콜레스테롤 저감, 항암 효과 등의 효능을 자랑한다. 3만3000원.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어소시에이티드 위드 풀만은 17일부터 8월16일까지 런치·디너에 1층 코리안 다이닝 '안뜨레'에서 '산삼 배양근을 곁들인 녹두 삼계탕'을 판매한다. 뼈와 살을 넣고 오랜 시간 우려 깊고 진한 맛을 낸 닭 육수에 부드러운 국산 영계와 수삼, 대추, 밤, 은행 등을 넣고 다시 끓여낸다. 특히 산삼 배양근과 녹두를 함께 넣어 영양가를 더욱 높였다. 전채요리와 과일, 커피 등과 함께 낸다. 4만4000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