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부과 D-1…'살얼음판' 국내 증시 어디로?
무역전쟁 확산 가능성 높아져, 당분간 불확실성 지속주가 추가 하락은 제한...바닥 수준에 근접한 상태미중 갈등 지속시 수출 경기 위축, 반등 낙관 어려워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미국과 중국의 1차 관세 부과일이 하루 앞두고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미중간의 통상 마찰이 무역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확대되며 코스피가 2300선, 코스닥은 800선 아래로 맥 없이 무너졌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오는 6일 관세 부과 시한을 기점으로 갈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멕시코 등이 보복 관세 조치를 내놓으며 미국을 압박하고 중국 역시 동일한 규모의 보복 관세 부과를 결정,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관세 부과를 놓고 접점을 찾기 전까지는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지며 반등 기회를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하락하며 바닥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5일 오전 11시1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8포인트(0.28%) 내린 2258.8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 2265.46에 마감하며 지난해 5월4일(1141.24)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거래대금은 전날 4조8810억원으로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앞서 미국 정부는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 1102개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오는 6일 미국 동부시간으로 자정 12시1분을 기해 중국 자동차와 농산물 등에 3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중국 역시 동일한 규모의 340억 달러 보복 관세 맞불을 놓았다. 중국이 선제 공격을 하지 않기로 밝힌 가운데 미국 예정대로 6일 자정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이를 확인한 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중국은 유럽연합에 러브콜을 보내며 무차별 관세 폭탄을 안기는 미국에 맞서는 '반(反) 트럼프' 전선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EU는 중국과 EU의 연대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밝히고, 중국-EU 연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온건한 수준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중국 및 미국·EU 간 무역갈등에 따른 글로벌 교역 위축은 우리 수출경기의 위축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치킨게임식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갈등구조가 투자심리 급랭과 함께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2월 중 급락장은 미국 국채금리가 반락세로 돌아서며 주가도 반등했다는 점을 비춰보면 미·중 무역갈등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세를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직은 저점을 예단한 대응보다는 유보적 관점에서 지지선 및 바닥 패턴 형성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오찬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지표마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며 글로벌 증시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6일 관세 부과 시한을 기점으로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국이 동일한 규모의 보복 관세 부과를 결정하는 등 당분간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될 모양새"라고 밝혔다. 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급락, 바닥 수준에 근접한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오찬수 연구원은 "악재와 상관 없이 단기적으로 시장이 악재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했다"며 "증시가 급락하면 외국인의 주도에 의해 하락했으나 최근에는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현 수준 까지 매도했을 경우 지수는 순매도 규모 진정과 함께 단기적으로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 시장의 이미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단기적으로는 반등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한 이익 추정치의 공격적인 하락 없이는 과거와 현재 를 모두 고려한 주가순자산비율(P/B) 1배(LTM 기준)인 2230선을 지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6월 말을 기준으로 PBR 1배는 우선주를 제외할 경우 2310선, 우선주를 포함할 경우 2240선이다. 전날 종가에서 우선주를 제외할 경우 PBR은 0.98배, 우선주를 포함할 경우는 1.01배다. 20008년 리먼 사태 때 PBR 저점 0.85배로 1953선이었고, 2016년 디플레이션 우려 당시에는 PBR 0.93배가 저점으로 2140선이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PBR 1배는 빠른 복원력을 가진 합리적 저평가 기준선이다. 2008년 리먼 사태나 2016년 디플레이션 우려 경험까지 떠올릴 필요는 없다"며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추격 매도보다는 2450~2500선끼자 복원력이 빠를 것이라는 믿음 하에 보유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무역분쟁의 경기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경기 침체를 거론할 수준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며 "경기 침체에 이를 정도로 미중 무역전쟁이 거칠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하기도 어렵다. 미중 무역협상이 단기간 내 해결되지 않는다해도 주가 추가 하락 여지는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