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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건설투자 증가율 ‘0’...건설업계 '아 옛날이여'

등록 2018-07-12 13:00:00   최종수정 2018-07-23 10: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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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소신과 부양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 놓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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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 강남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 전체 평균 거래량에 못 미치는 등 아파트값과 전세값의 동반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에는 급매 전세 안내 문구가 게시돼 있다.  2018.05.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올해 5월 건설투자(건물건설투자+토목건설투자) 증가율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하반기 주택시장 경기 악화를 우려해온 건설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 쏟아지는 대내외 악재에 부심해온 정부도 ‘건설을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는 소신과 부양의 유혹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에 그쳤다.  건설투자는 ▲민간 소비 ▲정부 지출(중앙·지방정부 지출)▲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한 순수출 ▲기업의 고정·재고투자 등과 더불어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주요 항목이다. 건물건설투자(가계의 거주투자 +기업의 건물투자)와 토목건설투자 등을 합산해 구한다. 

 ‘건설투자’증가율은 올해 1월(14.4%)만 해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는 등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2월 -1.5%, 3월 -5.7%(잠정치)로 두 달 연속 역성장을 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증가율은 4월 들어 1.5%(잠정치)를 기록하며 반짝 회복세를 보였지만, 5월(잠정치) 들어 다시 가라앉는 모양새다. 증가율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연간으로 전년대비 10.3%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7.6%로 감소했다.

 건설투자가 주춤한 것은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5~2016년 착공한 아파트 물량이 많다 보니 올 들어  일종의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오지윤 KDI박사는 “2015년 착공 물량이 많아 공급과잉이 우려될 정도였다”며 “(현) 증가율이 낮은 것은 아니다.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올들어 증가율이 뒷걸음질하거나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지만, 그 이면에  구조적인 문제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건설투자가 앞으로도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공공택지 물량이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규제도 강도를 더하고 있어 주택 착공에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간접자본(SOC)예산도 감소세다. 비수도권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오 박사는 “비수도권은 민간택지 물량이 많은데, 경기가 악화되면 분양하고 착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건설투자가 올해 -0.2%, 2019년 -2.6%로 뒷걸음질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건설업체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실적에 수년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로 가계의 거주투자(아파트 등 주택 구입)가 감소하는 가운데 기업의 건물투자가 이 감소분을 상쇄하지 않으면 건설투자는 줄어든다. 정부 규제에  움츠러든 가계가 아파트 구입에 지갑을 점차 닫아 건설 투자가 뒷걸음질하면 건설사 매출이 타격을 받는 구조다.  아파트를 비롯한 건설 부문은 대부분 공사에 1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매출을 나눠 반영한다. 예컨대, KDI가 집계한 5월 건설기성액은 9조8050억원이다. 아파트, 빌딩, 도로, 교량, 철도 등 국내 건설사 전체 매출액 가운데 회계기준에 따라 5월에 잡히는 매출 규모가 이 정도라는 뜻이다. 5월 건설기성액은 1년전과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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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2018.07.12. [email protected]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전문건설협회를 비롯한 건설관련 22개 단체 대표자들이 앞서 지난 5월16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건설사 2만8000여개가 서명한 탄원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을 비롯한 건설 유관 단체들도 지난 9일 하반기 건설경기의 경착륙 위험을 거론하며 정부를 상대로 ‘속도조절’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중 무역 분쟁, 일자리 쇼크 등 대형 악재들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정부의 잇단 규제로 주택경기가 올 하반기 뚝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개적으로 경보음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박근혜 정부 당시 2014년 한 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우상향해왔다. 증가율은 ▲2013년 5.5% ▲2014년 1.1% ▲2015년 6.6% ▲2016년 10.3% ▲2017년 7.6%를 각각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도 시험대에 들 전망이다. 건설투자가, 정권의 성적표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그동안 박근혜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 건설 부문을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창조경제’를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한국경제 체질을 바꿀 해법으로 제시하고도, 실상은 건설투자를 부추겨온 역대 정부와 건설부문과의 공생관계를 끝내겠다는 뜻이다.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세들은 건설사 등을 '토건족'에 빗대며  부동산 투기가 한국경제에 백해무익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다주택자, 건설사 등이 이익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아파트 매매가와 지가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결탁이 기업의 생산비를 끌어올리고, 가계의 소득 격차를 확대해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2.9%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내 경제 성장세가 수출 호조·소비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 사정이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3.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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