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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영, 배터리 뺀 로봇처럼 지냈다···이제 '눈을 감아요'

등록 2018-08-02 00:00:00   최종수정 2018-08-07 1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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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제가 로봇이라면 배터리를 빼낸 상태로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있었던 건 처음이었어요. 열 여덟살 때부터 일을 쉼 없이 해왔는데, 이렇게 생각 없이 쉰건 처음이죠. 반성의 시간도 보냈고,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한 것도 처음이었어요."

가수 서인영(34)이 2년 만에 신곡을 낸다.

2일 낮 12시에 싱글 '눈을 감아요'를 선보인다. 작곡가 루건, 제이미가 멜로디를 만들고 제이큐, 이지원, 김혜정이 노랫말을 붙인 발라드다.

서인영은 2002년 그룹 '쥬얼리' 멤버로 데뷔했다. 솔로 가수 활동과 함께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2008년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와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서인영의 카이스트'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통통 튀는 이미지, 물욕에 대한 솔직한 발언, 시원한 성격 등이 매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JTBC '님과 함께' 촬영 중 제작진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욕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구설에 올랐다. 평소 '센 언니' 캐릭터가 화근이 됐다. 이후 자숙하다가 올해 4월 쥬얼리를 다룬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2'에 출연했다. 새 소속사 소리바다에 둥지를 튼 후 처음 발표하는 이번 신곡을 통해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서인영은 "갑자기 녹음을 하려니까 긴장이 됐어요. 그런 적이 지금까지 없었거든요. 노래를 하니까 좀 풀리더군요"라면서 "이번에는 '목표가 없는 것이 목표'에요. 다 내려놓았거든요"라며 웃었다.

'눈을 감아요'로 KBS 2TV '불후의 명곡'과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를 먼저 했다. 특히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에 올랐을 때는 "울컥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가수로서 서인영의 대표곡은 화려한 춤과 퍼포먼스가 곁들여진 '신데렐라'다. 2016년 발표한 발라드 '너에게 안겨'로 음원차트 1위도 차지했지만 댄스 가수 이미지가 강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밀어붙였던 서인영은 이번 선곡 과정에서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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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곡을 선택했죠. 노래 앞은 담담하게 불렀어요. 편지를 읽듯, 가사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주목을 받다가 생전 처음 큰 구설수를 겪은 서인영은 공백기 동안 "머리가 엉켜 있는 기분"이었다. "제가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는 고백도 했다. "이제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었거든요. ('님과 함께' 관련) 지금도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

그럼에도 "억울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분명히 했다. "진심으로 반성을 했어요. 창피했죠. 매번 그러지는(주변사람들을 세게 대하는 것) 않아요. 정말 그래왔다면, 제가 출연해온 프로그램을 하지 못했겠죠. 그럼에도 해명이 아닌, 무조건 반성을 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했어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어요. 얼마나 더 성숙해질 수 있을 지 고민했어요. 제 말투 때문에 상처 받는 사람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공백기는) 제 인생의 중요한 시간이었고, 꼭 필요한 시간이었죠. 우울하게 있지 않았어요. 그것조차 사치였거든요."

컴백을 앞두고 음악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다 보니 "에너지가 찾아오더라"며 즐거워했다. "옛날에는 제가 노래를 하면 많은 분들이 '서인영이 노래를 해?'라면서 매번 놀라셨어요. 처음에는 그것이 감사했는데, 아직도 노래를 하는 것에 놀라니까 속상하더라고요. 제 노래를 듣고 위로 받을 수 있게 더 잘해야죠. 호호."
 
독특한 음색으로 여러 작곡가의 관심을 받은 서인영은 가수 심수봉(63)과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1983~2011)를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꼽았다. "보컬로서 더 노력을 하고 싶어요. 악기도 배우고 싶고. 계속 보컬 레슨을 받고 있어요. 일주일에 두 세번 씩이요. 앞으로 작사도 하고, 작곡도 해보면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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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걸스피릿'을 통해 후배 걸그룹들의 멘토로 나서기도 했던 서인영은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고 돌아봤다. "힘든 것도 있고 (그것을) 거쳐야 하는 것도 알고, 꿈이 접히지 않은 것도 알아서 공감한 것도 많아요"라고 했다.

프로그램에서 자신과 함께 무대에 서기도 한 그룹 '스피카' 출신 김보형(29)과는 여전히 연락을 하면서 지낸다. "보형이가 노래를 잘하잖아요. 잘하는 것이 있으면 언제가 알아주는 때가 있을 거라고 얘기했어요. 도울 것이 있으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다.

심수봉과 함께 오랜 기간 가수 활동을 하고 있는 엄정화(49)가 롤모델이다. 하지만 "세상 일은 몰아요. 제가 선배님들처럼 오래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다만 "오랫동안 노래는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은 있다. "이번 '눈을 감아요' 가사처럼 인기는 피고 지는 것이라는 걸 진작에 알았어요. 소위 말하는 전성기 때부터요. 근데 노래하는 것은 좋아요. 어릴 때는 예능도 많이 했는데, 이제 제 목소리를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요."

공백기에 친구들과 찾은 홍대앞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밴드와 함께 우연히 버스킹도 한 서인영은 "이제 버스킹 공연과 소극장 공연도 많이 하고 싶다"며 웃었다. "예전에도 말로는 많이 했던 바람이었어요. 하지만 행동으로는 결국 보여주지 못했죠. 이제 진짜 하고 싶어요. 노래를 부를 때가 가장 행복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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