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비극·김경수 기소…'13번째 특검' 논란속 일단락
6월7일 허익범 특검 임명…본격 수사 개시드루킹 소환·경공모 압수수색 등 조사 탄력故노회찬 의원 사망…'표적 수사' 비판 직면김경수 2차례 특검 출석…구속 영장은 기각특검, 수사 연장 포기…27일 최종결과 발표
60일간 동안 고(故) 노회찬 의원의 비극적인 선택,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2차례에 걸친 특검 출석 등은 이번 수사의 결정적 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허익범 특검은 지난 6월7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공식 지명됐다. 당시 허 특검은 취재진에게 "중요한 임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결해 나가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후 특검팀은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6월27일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했다. 3명의 특별검사보, 13명의 파견검사 등 총 88명으로 구성된 특검팀은 별도의 현판식을 열지 않고, 곧바로 수사에 돌입했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다음날 곧바로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모(49)씨의 구치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곧바로 소환 조사에 나섰다. 허 특검은 드루킹 조사 이후 직접 면담을 가진 뒤 수사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후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경기 파주 사무실 현장조사,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포털 3곳 압수수색 등을 진행하며 수사 상황을 전개해갔다. 이 과정에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범행뿐만 아니라 불법 정치자금 및 선거법 위반 정황도 포착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23일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특검 수사 선상에 오른 노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고인이 되는 비극적인 상황이 일어났다. 애초 특검팀은 계좌추적 및 경공모 핵심 회원 '아보카' 도모(61) 변호사 수사를 통해서 노 의원 관련 수사를 진행해 나가려 했다. 그러나 노 의원이 고인이 됨에 따라 수사는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았고, 정치권 및 여론에서 '표적 수사' 비판이 거세게 불거졌다. 이는 특검팀의 수사 동력이 사실상 크게 꺾인 계기가 됐다. 이후 특검팀은 전열을 재정비한 뒤 지난 8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의혹의 핵심이라 평가받는 김 지사 수사를 진행했다. 김 지사 관사 및 집무실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은 지난 8월6일 김 지사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게 됐다. 김 지사는 특검에 출석하면서 "저도, 국민도 특검이 이 사건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한다"며 "특검도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 주길 다시 한 번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14시간이 넘는 조사 끝에 다음날 새벽이 돼서야 귀가할 수 있었다.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 60일 중 열흘을 남긴 지난 15일이 돼서야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간 확보한 인적·물적 증거를 토대로 김 지사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법원은 "공모 관계 성립 여부 및 김 지사의 범행 가담 정도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대한 '별건 수사' 논란, 백원우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한 상황 등 특검팀으로선 뼈아픈 비판이 계속해서 불거졌다. 결국 특검팀은 30일간의 추가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지 않기로 결정, 지난 25일 수사를 공식 종료했다. 역대 특검 가운데 수사 연장을 스스로 포기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27일 수사 결과 발표를 끝으로 조직 규모를 축소하는 등 공소유지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허익범 특검은 이날 직접 브리핑에 나서서 "적법하고 정당한 수사 일정 하나하나마다 정치권에서 편향된 비난이 있었다"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