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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그린벨트 해제' 압박…서울시 "공감은 하지만…"

등록 2018-09-05 12: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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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 안된다" 주장하던 박원순 협조 모드로

서울시 "그린벨트는 최후의 보루…국토부와 신중 협의"

서울시 일각 또 다른 집값 상승 원인 가능성 있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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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2018년도 제35회 국무회의에 참석하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정부와 여당이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의사를 강하게 밝히면서 그린벨트 해제는 불가하다는 서울시의 기존 방침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 여당의 방침에 맞춰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다소 유연해진 입장을 내놨지만, 시 일각에서는 그린벨트 해제가 실제 서울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대증요법'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토교통부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기조에 대해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해 서울시도 동의, 공감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도심 유휴지 등을 대상으로 공급확대를 위한 택지를 최대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이 관계자는 "그린벨트의 경우 미래 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마지막까지 고민해야 할 영역"이라며 "향후 정부에서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한 공식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신중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중립적'인 입장은 정부와 여당의 압박에 따른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그간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 불가 방침을 밝혀왔지만 정부와 여당이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에서 기존 입장을 고집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그동안 "그린벨트는 시민의 삶에 굉장히 중요한 존재다.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아도 다른 공공용지, 주택 매입 방식으로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까지 나선 마당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그동안 계속 주장해왔다. 김 장관과 국토부는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했고, 박 시장은 이에 반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찬 대표가 김 장관과 국토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무게추가 급격히 김 장관에게 쏠리는 형국이다.

 이해찬 대표 발언 이전부터 박 시장은 집값 문제와 관련해 상당히 곤란한 처지였다. 국토부가 서울 집값 급등의 원인을 박 시장의 여의도 용산 마스터플랜 발언과 강북 우선투자전략으로 돌리면서 입지가 좁아진 탓이다. 이로 인해 박 시장은 서울 집값에 영향을 줄까봐 13일로 예정됐던 시정운영 4개년 계획 발표도 늦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시는 정부 여당의 그린벨트 해제 방침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제대로 된 지적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가 또 다른 개발 호재로 인식돼 인근 부동산 시장을 재차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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