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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성과 우연성'의 합작품...'정용진의 삐에로' 롱런 하나

등록 2018-09-07 11:14:06   최종수정 2018-09-18 09: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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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점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2호점 개점

'적절한 관련성·적당히 새로운 제품'도 성공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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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삐에로쑈핑 2호점. 2018.9.7(사진=이마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지난 6월 말 개점한 이마트의 ‘삐에로쑈핑’이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2호점을 오픈했다. '벤치마킹이 아닌 베끼기'라는 논란도 있지만 고객들은 줄을 서서라도 삐에로쑈핑을 찾고 있다. 이마트 측은 삐에로쑈핑의 성공요인을 ‘재미’와 ‘가성비’로 꼽고 있다.

 일각에서는 삐에로쑈핑이라는 브랜드가 ‘관련성과 우연성의 접점’에 있다고 분석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적당히 익숙하면서도 적절히 새로운 상품’을 다룬다는 것이다. 익숙한 상품들을, 탐험하듯 새로운 방식으로 쇼핑한다는 점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마트는 지난 6일 동대문 두타몰 지하 2층에 삐에로쑈핑 2호점을 열었다. 지난 6월28일 코엑스에 문을 연 1호점의 꾸준한 인기에 이은 것이다.

 삐에로쑈핑 1호점은 지난 5일 기준 누적 방문객 60만명 이상, 매출 계획 대비 120% 이상 실적을 냈다. 특히 화장품이 가장 큰 인기다. 이중 색조·메이크업 상품들은 1만1000개 이상 판매됐다. 스킨케어 제품은 1만5000개 이상이 나갔다.

 단일 품목 판매로는 '휴족 시간 6매입'이 8000개 이상으로 높은 판매 수를 기록했고, 네일 브랜드 '데싱디바 6품종'은 4500개 이상 팔렸다.

 이 같은 삐에로쑈핑의 인기 요인에 대해 이마트 측은 ‘재미’와 ‘가성비’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미’에 포함될 수 있는 '언택트(Untact)' 마케팅이 주효했다. 언택트는 복잡하게 매장을 꾸며 소비자들이 직접 보물찾기 하듯 상품을 찾아보고 쇼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다. 아울러 '혼돈의 탕진잼 블랙홀' 등 B급 유머코드들도 10~30대 감성을 저격하는 데 한몫했다.

 여기에 삐에로 쇼핑이 소비자들에게 적당히 익숙하면서도 적절히 새로운 상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7월 발간된 세계적인 유통업 전문가 더그 스티븐스의 '유통 혁명 오프라인의 반격'에 따르면 소비의 진정한 기쁨은 관련성과 우연성의 섬세한 균형에 있다. 소비자는 의식적으로 필요와 취향에 맞는 제품에 주목(관련성)하지만, 그전까지 경험하거나 접하지 않았거나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제품을 마주할 때의 놀라움과 기쁨(우연성)도 느끼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국내 유통 관련 전문가들도 삐에로쑈핑의 성공에 이 같은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삐에로쑈핑에서는 다이소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익숙한 제품들뿐만 아니라, 성인용품과 같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물건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또 익숙한 상품들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체험형 쇼핑을 통해 상품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고객들이 무의식적으로 ‘관련성과 우연성의 접점’에서 느끼는 기쁨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디스커버리’라는 게 우연성인데, 기존 매장에서 충족이 안 된 부분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라면서 “주로 쇼핑을 하는 젊은 고객들이 사회적으로 성취에 대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삐에료 쑈핑이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 측은 삐에로쑈핑 2호점도 1호점에 이어 인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1호점과 달리 심야 영업을 진행하는 만큼, 새벽 잠재 고객을 추가로 유치해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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