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못풀면 다음 공급카드는…서울유휴부지·경기그린벨트가 '답'?
서울지역내 유휴 철도부지·자투리땅 등 대체부지 확보 가능성재건축 규제완화 통한 공급확대 가능성↓…정부 "정체성 뒤집는 일"서울 인접 경기지역 그린벨트 해제 통한 택지후보지 발표 전망
정부는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하려면 그린벨트를 풀어야해 현재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는 서울에 남아있는 '최후의 보루'라며 해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11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며 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하는 국토교통부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에따라 정부는 서울시의 제안처럼 유휴 철도부지 혹은 역세권 위주로 대체부지를 확보하거나 서울지역내 자투리땅을 활용하는 등 제한된 선택지를 갖게 됐다. 13일 오후 부동산안정대책 발표에서 주요 택지 공급 후보지가 빠질 것이라는 예상도 이때문에 나온다. 일각에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는 투기세력을 잡기 위한 문재인정부의 정체성을 바꾸는 것이어서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내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못하면 남아있는 빈땅에 공급하는 방안이 있다"면서도 "재건축 규제 완화는 정부 정체성을 뒤집는 것이라서 절대 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임대등록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한 것은 정부 정체성에 맞게 뒤집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혜택을 많이 주니깐 땅투기를 해서 문제가 생긴 때문"이라며 "그러나 재건축 완화시 '강남에 돈벌어주는 정책이냐'며 정부의 정체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이제 와서 정부가 재건축을 풀면 난리난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 가능성을 낮게 봤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2022년까지 수도권 공공택지 목표량을 기존 30곳에서 44곳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추가된 14곳의 택지에서 나오는 주택 물량은 24만채로 추산된다. 권 교수는 "정부가 소규모 재건축사업을 통해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그외는 서울시와 정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지만 서울시내에서 용도를 다하지 못하는 그린벨트를 조각조각 모아 공급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사실 택지 공급이 어렵다"며 "경기권과 붙어 있는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던지 역세권을 개발하던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 신도시' 수준의 신규개발 공공택지 후보지를 발표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권대중 교수는 "발표되진 않았지만 고양시 풍동 등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서 그린벨트 해제 대체효과가 있는 곳에 미니 신도시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신규 택지로 논의되는 과천, 광명 등 경기도 8개 지역 자료를 제출받아 사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정부가 곧 내놓을 공급 확대 대책에서는 유출된 후보지를 포함해 발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심교언 교수는 "경기 성남, 과천이나 수원 광교와 같은 강남권과 접근성이 좋은 곳 등에서 신규개발 택지후보지를 발표할 수 있다"며 "최근 '수도권 미니 신도시' 개발 후보지 정보가 유출됐지만, 이를 포함해 발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