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보수진영 잠룡들 행보에 정치권 촉각
황교안·홍준표·김무성·김병준 한국당 당권 찍고 대권 노리나침묵 유승민, 독일 떠난 안철수도 주목…손학규, 네번째 도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세에도 야권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보수진영의 대선주자급 유력 정치인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과 2020년 총선 전 야권발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이들의 등판에 더욱 눈길을 쏠리게 하고 있다. 가장 먼저 본격 활동에 나선 것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다. 황 전 총리는 지난 7일 '황교안의 답(청년을 만나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대권 도전에 대해 "지금은 청년들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날 행사를 두고 황 전 총리가 본격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황 전 총리는 보수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최근에도 그는 리얼미터가 CBS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보수층 지지도 1위(25.9%)를 차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김무성 의원(전 새누리당 대표)은 세미나 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이후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장을 맡은 것을 제외하고는 공식 행보를 자제해왔으나 지난달 말부터 거의 매주 세미나를 열어 정부의 정책 실정을 비판하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활동이 끝나면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국가주의' 등 거대담론을 꺼내드는 행보가 대권 도전의 포석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온다. 특히 이들의 움직임은 내년 봄으로 예상되는 한국당 전당대회 일정과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당 당권을 잡아 당내 세력을 확보하고 차기 총선에도 승리한다면 대권도 노릴 수 있는 사다리가 마련되는 셈이다.
그는 현재 당과 거리를 두며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높은 지지도를 보인다. 유 전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보수층 지지자들 사이에선 3위(9.2%)로 1위인 황교안 전 총리(25.9%)와의 큰 격차를 나타냈지만, 범보수로 범위를 넓힐 경우 지지도가 13.5%로 가장 높았다. 특히 중도층(16.8%, 1위)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보수진영에서 중도층으로 초점을 넓힐 경우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손학규 전 대표가 꼽힌다. 먼저 안철수 전 대표는 이달 1일 독일로 출국, 정치 일선에 물러나 있다. 그는 대선과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등에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 일선에 복귀해 부활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두 대표의 공백기에 바른미래당을 이끌게 된 손학규 대표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관측된다. 그가 당을 추스르고 보수야권 정계개편 논의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경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은 연이은 선거 참패의 후폭풍으로 정계개편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내년 야권발 정계개편이 불가피한데 재편 논의를 주도할 인물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구심점의 역할을 할 인물에 정치세력이 몰리고 결국 보수 유력 대권주자가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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