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문화일반

곧 떠날 가을, 걸으며 흠뻑 물들어 볼까?

등록 2018-10-22 06:50:00   최종수정 2018-10-23 10:05:32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남한산성길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들녘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들은 소슬한 바람에 하느적 춤을 추며 가을을 반긴다. 울긋불긋 가을 색은 산 아래 나무들까지 번진 지 오래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아직 하루도 채 안 지났는데 전혀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가을은 깊어만 가고 있다.

가을이 예전보다 훨씬 짧아졌다고 아쉬워하지만 말고, 오늘이라도 이 계절의 클라이맥스를 마음껏 누려보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가을을 만끽하며 걸어볼 만한 일곱 길이다. 오늘도 안 걸으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남한산성길

경기 성남시에 '누비길'이 있다. 시 경계를 이어 만든 길이다. '함께 더불어 누빌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라는 의미를 담아 전체 62.1㎞ 길을 마련했다.

이를 문화유산과 명산을 기준으로 '남한산성길' '검단산길' '영장산길' '불곡산길' '태봉산길' '청계산길' '인능산길' 등 7개 구간으로 다시 나눴다.

남한산성길은 그 제1구간이다.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기와말 비석에서 출발해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지화문(남문)에 도달한다.

남한산성은 남쪽에서 서울을 지키는 요새다. 신라 제30대 문무왕 때 쌓은 주장성 옛터를 활용해 1624년(인조 2)에 축성했다. 1636년 12월 1일 발발한 병자호란 당시 1637년 1월30일 청에 항복할 때까지 조선 제16대 인조가 피신했던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길에서는 영장산(193.6m), 양지동 불망비, 남한산성 지화문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산 정상 산불 감시 초소에 올라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숲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챙기는 일도 가능하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등산로라기보다는 산책로에 가깝다.

 경로 : 복정동 완충녹지~영장산∼산성역∼불망비~남한산성 남문
거리: 7.5㎞
소요: 4시간
난이도: 쉬움
 성남시청 산림휴양팀 031-729-4302

associate_pic
용문산 은행나무길

◇용문산 은행나무길

 경기 양평군 '물소리길'은 남한강과 북한강의 맑은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아우른 길이다. '용문산 은행나무'를 향해 가는 여정이다.

총 6개 코스로 이뤄진다. 각 코스는 출발점이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기차역(양수역 - 신원역 - 아신역 - 양평역 - 원덕역 - 용문역)이어서 다른 걷기길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

그중 용문역에서 시작하는 6코스가 '용문산 은행나무길'이다. 물소리길을 마무리하는 여정이다. 양평이 품은 자연의 절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청운면 흑천 부근에서 용문산(1157m) 자락까지 이어진다. 덕분에 물소리, 산소리 등을 두루 느낄 수 있다. 도착 지점 너머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인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높이 42m)가 위용을 자랑한다.

경로 : 용문역 3번 출구~용문 양묘 사업소~용문 농협 벼 건조 저장 시설~용문 생활체육공원~마룡2리 마을회관~용문 단위농협 창고~풀향기 펜션~애화몽 펜션~천주교 용문수련장~버드힐 펜션~오촌리 마을회관~구름산책 펜션~현미네 민박~용문산 주차장~용문산 관광 안내소
 
거리: 10.3㎞
소요: 2시간50분
난이도: 보통
 물소리길 센터 031-770-1003

associate_pic
제비꼬리길

◇제비꼬리길

경기 화성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화성 실크로드'는 4개 코스 중 '당항성길'이 통일신라 시대 '해상 실크로드'의 관문이었던 당항성을 중심으로 한 데 착안해 이렇게 명명됐다.

총길이 47㎞로 당항성길을 비롯해 '제비꼬리길' '황금해안길' '홍랑길'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선보인 길이 제비꼬리길이다. 최근 '문화 예술의 섬'으로 거듭난 제부도 북서쪽 해안 탐방로와 탑재산(60m) 숲길을 따라 조성한 2㎞ 걷기길이다.

포토 스폿으로 유명한 빨간 등대 부근에서 시작한 해안탐방로는 바다와 갯벌을 배경으로 신비하게 이어진다. 섬과 관련한 여러 주제로 설치된 조형물들 또한 관광객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길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서해와 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탑재산 전망대를 거쳐 아늑한 숲과 은은한 향이 가득한 들꽃들을 지나 원점으로 회귀한다.

코스 절반은 바닷가에 놓인 나무다리길, 절반은 탑재산의 부드러운 흙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산책할 수 있다.

제부도는 매일 낮과 밤, 두 차례 썰물 때 바다가 갈라져 섬을 드나들 수 있는 2㎞ 길이 열리니 이를 이용해 들어가면 된다.

경로 : 제부 등대~해안 산책로~탑재산~제부 등대
거리 : 2㎞
소요 : 1시간
 난이도 : 매우 쉬움
화성시청 관광진흥과 031-369-6021

◇수승대 문화유산 여행길

 경남 거창군 '수승대 문화유산 여행길'은 신라, 백제 등 삼국 시대 이야기부터 조선 후기 충신의 흔적까지 다양한 우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조선 제14대 선조에서 15대 광해군, 16대 인조에 이르기까지 기개와 정절의 선비로 추앙받는 정온 동계(1569~1641) 생가와 말년에 은거하던 모리재를 이어주는 숲길이다. 동계가 다니던 길로 추정된다.

한여름 울창한 소나무숲이 그늘을 드리우던 이 길은 가을이면 한없이 수려한 경관을 선물한다. 수승대, 갈계숲, 용암정, 강선정, 만월당, 농산리 고석불 등 거창이 자랑하는 역사와 문화가 산재한다. 걷기까지 편해 가을을 만끽하며 거창을 즐기는 데 이만한 코스가 없다.

경로 : 정온 선생 종택~모리재-강선대~농산리 석조여래 입상~용암정~수승대~정온선생종택
거리 : 12㎞
소요 : 4시간
난이도 : 보통
거창군청 문화관광과 055-940-3423
 
associate_pic
주남 저수지 탐방 둘레길

◇주남 저수지 탐방 둘레길

경남 창원시 '주남 저수지 생태 탐방 둘레길'에서는 이름처럼 매년 겨울을 앞두고 '철새의 낙원' 주남 저수지를 찾은 가창오리,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등 120여 종, 8만여 마리 철새를 조망할 수 있다.

제방을 따라 조성한 둘레길은 평평해 누구나 걷기 좋다. 특히 가을에는 따사로운 햇볕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져 더욱 가뿐한 산책길이다.

람사르 문화관에서 출발하는 이 길은 물억새와 코스모스가 가득한 제방을 따라 이어진다. 길 사이엔 '새 이야기' 안내판과 정자가 있어 쉬어갈 수 있다. 특히 탐조대에 서면 대자연의 감동을 그대로 실감할 수 있다.

주천강을 따라 걸으면 800여 년 전 주민들이 정병산 봉우리에서 4m가 넘는 돌을 옮겨다가 만들었다는 주남 돌다리를 지나 람사르 문화관으로 향한다.

새벽 물안개부터 저녁놀까지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광을 배경으로 철새의 군무가 펼쳐지는 주남 저수지다. 여기서 힐링하지 않으면 어디서 할 수 있을까.

경로 : 람사르 문화관~주남 생태체험관~탐조대~낙조대~용산 배수장~주남 수문 ~주남 돌다리~ 낙조대~람사르 문화관
거리 : 7.5㎞
소요 : 2시간
난이도 : 매우 쉬움 
창원시 환경정책과 055-225-3481
 
associate_pic
치유의 길

◇치유의 길

'외씨버선길'은 청송군, 영양군, 봉화군 등 경북 3개 군과 강원 영월군 등 국내 대표 청정 지역 4개 군이 모여 만든 총 13코스, 240㎞ 길이다.
 
이 중 영양군에는 '장계향 디미방길' '오일도 시인의 길' '조지훈 문학길' '치유의 길' 등 4개 코스가 지나간다.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영양군에서도 일월산 일대는 원시림이 잘 보존됐다. 관광객은 이곳에서 오지 특유 분위기를 누릴 수 있다. 그 자락으로 난 길이 치유의 길이다.

일월산 자생화 공원을 출발해 한적한 숲길을 걷다 보면 일제 강점기 수탈의 상징인 용화 광산이 나온다. 광산을 둘러본 뒤, 반변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을 걷다 보면 세상 온갖 고통은 조금씩 비워지고, 나아갈 힘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요란하지 않게 전시해 놓은 지역 태생 시인 오일도(1901∼1946), 조지훈(1920~1968)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는 그 치유의 힘을 증폭하기에 충분하다.

경로 : 일월산 자생화공원~무아교~아름다운 숲길 입구~희망우체통~칡밭목 삼거리~우련전
 거리 : 8.3㎞
소요 : 3시간30분
난이도 : 보통
 경북북부연구원 054-683-9282
 
associate_pic
은행나무길

◇은행나무길

충남 아산시 곡교천 '은행나무 길'은 염치읍 송곡리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1545~1598)을 기리는 백암리 현충사 사거리까지 2.1㎞에 걸쳐 조성했다. '전국 10대 아름다운 가로수길'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등에 선정된 길이다.

수령 50년 넘은 은행나무 350여 그루가 늘어섰다. 1966년 시작한 '현충사 성역화 사업' 일환으로 1973년 심은 10여 년생 나무들이 어느덧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났다.

매년 사계절 내내 관광객 발길을 모은다. 특히 가을이면 잎이 일제히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경로 : 충무교 입구 송곡 사거리~백암 배수장
거리 : 2.1㎞
소요 : 50분
난이도 : 쉬움
아산시청 문화관광과 041-540-2565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