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스포츠일반

아시안게임-전국체전 연속金 전희숙…"엘리트체육에 더 관심을"

등록 2018-10-23 10:00:41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전희숙 "사회인체육에만 관심 집중되는 분위기 섭섭"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에서 여자 펜싱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건 전희숙은 12~18일 전북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도 펜싱 여자 일반부 플뢰레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전희숙은 대회기간 내내 감기에 시달리면서도 제 기량을 발휘 아시안게임-전국체전 연속 금메달이라는 호성적을 냈다. 저하된 몸 상태도 34세(1984년생)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전희숙을 굴복시키지 못했다.
associate_pic
전희숙은 23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끝나고 쉬는 기간이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그 전에 운동했던 게 있어서인지 생각보다 좋은 성적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체전 기간 동안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고질인 무릎부상에 감기까지 겹쳤다. 그는 "감기가 걸려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좋은 성적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몸이 안 좋으니 차분해져서 경기운영이 급하지 않았다. 또 수비적으로 하다 보니 그 덕을 본 듯하다"고 분석했다.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기량은 여전하다. 그는 '최근 자신의 경기력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노련미가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남)현희 언니 등 선배들에 기대서 운동을 했는데 이제는 내가 선배라서 후배들을 잡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저절로 집중하게 되더라"라며 "그렇게 하다 보니 예전보다는 차분해져서 경기가 잘 됐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전국체전에서도 국내 최고의 기량을 입증했지만 그는 국가대표팀 합류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associate_pic
고질이 된 무릎부상에다 적지 않은 나이가 고민의 이유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지도자의 길을 열어야겠다는 생각도 있다. 그럼에도 코치진은 아직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도 그만한 선수가 없다며 은퇴를 만류하고 있다.

 그는 "무릎이 안 좋아서 재활 쪽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며 "선생님들이 도쿄(올림픽)까지는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나이가 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아직 따지 못한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에 대한 미련이 그로 하여금 자꾸 검을 놓지 못하게 한다.

 그는 "솔직히 저도 욕심이 있어서 나가서 따고 싶은데 이 나이에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2년간 잘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이다. 은퇴를 택하더라도 전희숙은 서울시 펜싱부에 남아 후진을 양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ssociate_pic
그는 "2008년 (서울시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계속 있다. 10년째다. 저를 밀어주시고 후원도 해주시고 격려해줘서 힘이 됐다"며 "지도자 생활을 해도 남아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펜싱 등 이른바 비인기종목을 육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엘리트체육보다 사회인체육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전희숙을 포함한 엘리트체육 선수들에게는 부담스럽다고 한다.

 그는 "요즘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사회체육에 관심을 많이 둔다. 후원도 그쪽에 (집중)한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하지만 엘리트체육이 있어야 사회인체육도 있다. 잘하는 (엘리트)선수를 보면서 (그 종목을) 배우는 분도 많아지고 아이들도 (엘리트선수를 보면서) 잘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associate_pic
이어 "요즘 TV에서도 엘리트체육이 안 좋게 그려지는 부분도 많다. 그래서 그만두는 선수들도 많다"며 "운동을 오래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만두는 시대"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인기종목에는 지자체의 지원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펜싱협회가 자금 문제로 어려웠다. 이번 아시안게임 때도 SK가 후원하지 않았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번 아시안게임 현지 시설이 상태가 안 좋고 위험했는데 (SK가) 미리 적응하라고 돈을 더 투자해서 조건을 좋게 만들어줘서 더 좋은 성적이 났다. 비인기 종목에 대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청과 국가대표팀에서 전희숙을 오랫동안 지도해온 조종형 서울시청 펜싱부 감독은 그를 높이 평가했다.

 조 감독은 "전희숙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자기 훈련은 어떤 상황에서도 철두철미하게 마친다"며 "35세 노장이지만 젊은 선수 못지않게 의욕이 많고 승부욕도 강하다. 매사에 모범적인 선수다. 선배가 좋아하고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수"라고 전희숙을 소개했다.

 조 감독은 "(전희숙이) 사실 이번 아시안게임 후에는 국내대회에만 전념하려 했는데 100회 전국체전이 서울에서 열리고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아직 그 종목에 (전희숙만한) 선수가 나오지 않아서 전희숙 선수와 (대표선수 생활을 계속할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