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일단 '환영'…"늘 하는 얘기" 피로감도
당정,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 발표국공립 확충 및 사립에 '에듀파인' 적용 등"감사 필요성 공감…비리 유치원 문닫아야""국공립 신설, 선거 단골 공약…실행이 관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5일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불거진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에 대한 대책이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및 수년 안에 자녀의 유치원 진학을 앞둔 예비 학부모들은 우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정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내놓은 대책은 국·공립 유치원 확충에 힘쓰고, 사립유치원에도 국가회계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국·공립 유치원 40% 확보를 조기달성 하는 데 박차를 가해 내년에 당초 목표의 두 배인 1000개학급을 신·증설하겠다는 것이다. 2020년까지 모든 유치원에 에듀파인을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에듀파인은 국·공립 학교에 적용되는 국가회계시스템이다. 직장인 엄마 안지영(29)씨는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에 매우 찬성한다"며 "일부 원장들은 사립유치원을 원장 개인의 자산으로 보고 이익을 침범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세금을 지원받는 부분에는 감사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냈다. 다섯살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조씨 역시 "국·공립 유치원이 많아지고 유치원 교육 역시 의무교육화 돼 모든 아이들이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아이들을 볼모로 파업을 위협하는 비리 사립유치원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앞서 일부 사립유치원은 당정의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에 반발해 파업, 원아모집 중단 등을 카드로 내세우기도 했다. 당정은 이같은 행태에 대해 향후 사립유치원의 일방적인 휴원 등을 막기 위한 제재 규정을 신설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맞설 것을 강조했다. 강북구에 사는 조모(29)씨는 비리 사립유치원에 즉각적인 처벌을 촉구하면서 "유치원 운영은 지속해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 선에서 비리를 저지른 사람을 파면하고 다시는 동종업계에서 일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늘 나오는 얘기'에 대한 피로감도 관측됐다. 관련 업계에 근무하는 학부모 이모(30)씨는 "국·공립 유치원 신설은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등장하는데 시행이 안 되던 것"이라며 "사립유치원에도 지원을 늘리되 회계감사를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다만 향후 대책 이행과 감시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이씨는 "대책이 실행까지 가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며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들더라도 지속적인 관찰과 추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학부모들이 많은 돈을 내고 유치원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 또는 외부전문위원, 학부모의 정기적인 감사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