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이슈진단④-평양선언비준] 한국당, 운영위 감사 통해 압박 이어갈 듯
10월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북한이 국가인가'논쟁은 문재인 대통령이 9·19평양 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 비준을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심의해 의결하면서 시작됐다. 헌법 제60조 1항은 안전보장이나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 동의권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당은 평양선언 등이 명백히 이에 해당함에도 청와대가 국회와 법적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4일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 헌법 60조의 '조약'은 국가 간 합의를 의미하고, 북한은 헌법상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과 맺은 합의 역시 조약이 아니라는 논리를 댔다. '북한은 국가가 아니다'라며 국회의 비준 대상인 조약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연일 지도부를 중심으로 평양선언의 비준문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헌적인 행태라며 29일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위헌적 비준에 대한 문제점을 법률적으로 뿐만 아니라 학계의 이야기까지 수렴하는 등 강력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며 "효력정치 가처분신청도 했고 비준철회도 요구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올해 2월 북한 선수단이 참가한 평창동계올림픽을 두고 '평양올림픽'이라고 칭했던 홍준표 전 대표의 발언으로 한국당은 여론의 역풍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지난번 4·27남북정상회담 등 안보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조심스런 자세를 보였던 한국당은 이번 문 대통령의 평양선언 비준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평양선언 비준 문제와 관련된 국가안보, 세금투입 문제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단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470조 5000억 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도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당은 1조 1000억 원의 남북협력기금의 내역과 타당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법적인 근거도 확보되지 않은 남북경협 지원 예산 같은 경우는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와 연관된 중요한 문제"라며 "심도 있는 예산 심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당은 다음달 6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한 준비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이날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최근 문 대통령 유럽 순방 중 김 비서실장의 비무장지대(DMZ)시찰과 평양선언 국무회의 비준과정 등을 집중 공격할 예정이다. 국회 운영위 한국당 간사인 윤재옥 수석부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청와대가 너무 국정운영을 청와대 중심으로 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러다보니 정부부처들이 기능을 상실하고 손 놓고 있는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수석은 "그 과정에서 비서실장이든 누가 됐든 개인이 그런 역할을 주도하거나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목적을 위해 직책을 활용한 측면이 있다면 엄중하게 지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