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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얼굴들, 5집이 최고라서 해체합니다

등록 2018-11-01 20:27:47   최종수정 2018-11-12 09: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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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1일 정규 5집 '모노(mono)'를 발매했다. 이 팀의 마지막 앨범이자 올해 말 해체를 앞두고 활동 10년을 마무리짓는 앨범이다.
 
하나라는 뜻을 지닌 앨범 제목처럼 '혼자'라는 키워드로 만들어진 곡들이 실렸다.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와 선공개곡 '초심'을 비롯 총 9곡이 수록됐다.

장기하는 여의도에서 "밴드 활동을 10년 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앨범에 담을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어요"라면서 "이번 앨범은 완성돼 갈수록 만족스러웠어요. 이번 앨범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고, 6집이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죠"라고 해체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음악적으로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것이 가장 좋은 타이밍일 것 같았다"는 얘기다

베이시스트 정중엽은 "한국에서 밴드가 사건 사고 없이 이렇게 잘 끝날 수 있다는 건 희박한 확률"이라고 거들었다.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는 남에게 훈계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씩씩한 척하며 제 갈 길 가자는 의미를 담은 곡으로 해체를 앞둔 장기하와얼굴들의 심정을 자연스럽게 반영한다.

2절 일부분에서는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를 샘플링한 점이 눈길을 끈다. 장기하는 "선배님과 친분은 없는데 데모를 들려드리며 허락을 받았어요"라고 귀띔했다.

또 이번 앨범은 제목처럼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로 전곡을 믹스했다. 입체음향의 스테레오가 아닌, 사운드가 하나의 채널에 형성되는 모노를 통했다는 얘기다. 모노는 1960년대 스테레오 방식이 나오기 전에 사용한 방식이다. 장기하와얼굴들은 집중되는 사운드를 위해 이 방식을 택했다.

2008년 '싸구려 커피'로 데뷔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인디 밴드계 세대교체를 불러왔다는 평을 들었다. 옛날 사운드 향취와 공감을 산 현실 밀착의 노랫말, 실험적인 구성 등이 인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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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발음하는 장기하가 뉘앙스를 잘 살린 우리말 가사로도 호평 받았다. 장기하는 "우리말을 우리말스럽게 썼다는 것만으로는 감히 무엇인가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여겼다.

열정적인 공연으로 '장 교주(장기하) 부흥회'라는 별칭을 얻는 등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외국 밴드를 초청하는 큐레이션 프로젝트 '얼굴들과 손님들'을 여는 등 대중음악계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 '풍문으로 들었소' '그렇고 그런 사이' 등 히트곡을 냈다.

12월 29~31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마지막 콘서트 '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를 펼친다. 12월31일 기점으로 팀을 해체한다. 이후 멤버들은 각자 싱어송라이터, 연주자, 프로듀서, DJ 등으로 활동한다.

장기하는 "이후의 계획은 정해 놓은 것이 아무 것도 정해놓은 것이 없어요"라면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완전히 '무(無)'에서 시작하고 싶어요"라고 바랐다.

이들이 인간적으로 완전히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타리스트 겸 프로듀서 하세가와 요헤이는 "헤체나 헤어짐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가족으로 10년 동안 지내왔어요. 가족이 같이 살다가 독립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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