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IT

경기둔화·인건비 부담…채용 빙하기 내년에도 이어지나?

등록 2018-12-02 10:11:5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올해 대기업, 정부 독려로 투자·채용 확대 나서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 이어갈 듯

중소기업, 채용 계획 불투명.. 확대 쉽지 않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무역분쟁 등 걸림돌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스타트업 채용박람회가 열린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학생들이 각 기업별 부스를 방문해 상담을 하고 있다. 2018.1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한국경제에 경고음이 커지며 내년에도 '채용 빙하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문재인 정부의 독려로 올해와 유사한 투자와 채용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경기 둔화와 인건비 부담 등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으로 상당수가 투자를 망설일 것으로 보이고, 중소 중견기업들의 사정은 더 안 좋아 내년 전체 고용시장은 쪼그라들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2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소기업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채용 확대에 나서기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올해 고용 시장 상황은 '고용 쇼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취업자수는 270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4000명 늘었다. 지난 7월과 8월 각각 5000명, 3000명이 늘어나는데 그쳤고, 9월에는 4만5000명으로 늘었지만 넉 달째 10만명을 밑돌고 있다. 실업률은 2005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에 나서며 얼어붙은 채용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삼성그룹은 향후 3년간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채용 규모를 2만명에서 4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SK그룹 역시 3년간 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일자리 2만8000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올해 전년 대비 10% 정도 증가한 1만명을 채용키로 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고용 상황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격화, 중국의 IT 굴기 등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내수 사정도 녹록치 않다.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조선과 자동차, 건설 등 전통적인 수출 산업이 내리막길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신규 채용의 발목을 잡고 있다
 
뉴시스가 실시한 20대 그룹 CEO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한 CEO 10명 중에 9명(90%)은 채용 계획이 올해와 유사하다고 답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정조원 고용창출팀장은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내년에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대기업은 채용을 확대하보다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은 내년에 채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0개 전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일자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73.6% 기업이 올해 상반기에 신규 채용을 실시하지 않았다. 특히 중소기업의 82.9%가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원인은 경기 불안(32.3%)과 인건비 부담 가중(31.9%)이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부장은 "내년에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근로시간 단축도 맞물려 있어 기업들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전통적으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제조업의 경우 자동차나 조선 업황이 나쁘고, 건설 경기 등도 좋지 않다. 내수 기업이 많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당장 늘리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