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기자간담회에서 외교 문제만 답변...경제분야는 피해
쏟아지는 국내 현안 질의에 "답하지 않겠다", "외교로 하시죠"靑 "외교 안보문제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싶어한 듯"
【오클랜드(뉴질랜드)=뉴시스】김태규 기자 = 오랜만에 기자 간담회를 자청한 문재인 대통령이 질문의 범위를 외교·안보 현안으로만 국한시켜 아쉬움을 남겼다. 공감의 정치를 강조해온 그동안의 모습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치고 다음 순방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안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했다. 문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동행 취재하는 기자단과 기내 간담회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 뒤 귀국 길에 이뤄진 기내 간담회 이후 1년 2개월 여만이다.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순방의 소회를 밝힌 문 대통령은 "혹시 질문이 있으면 받겠는데, 사전에 약속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국내 문제는 질문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위한 구상 등에 대한 질문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어 경제 현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중히 거절했다.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아 경제 분야에서 꼭 성과를 내고 싶은 분야에 대한 질문을 듣던 중 "더 말씀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외교 문제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기자가 "모두에서 대통령이 국내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순방 중에 국내에서 관심사가 큰 사안이 벌어졌기 때문에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아니다. 짧게라도 질문은 받지 않고, 답하지 않겠다"며 "외교 문제에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또 '아르헨티나를 떠나며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본인의 SNS 소회가 국내 문제에 대해 국민께 드리고 싶은 메시지인가'라는 질문에도 "외교로 돌아가시죠"라며 즉답을 피했다. '답변이 곤란한가'라는 거듭된 질문에 문 대통령은 "남북 간 평화를 이루고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것도 정의로운 나라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날 기자 간담회는 김정은 위원장 답방,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남북미 관계, 경제현안, 국내 현안 등 질문의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외교 분야로만 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질문이 계속해서 나오는 데도 덮은 것을 보면, 외교안보 문제를 조금 더 상세하고 분명하게 설명을 하고 싶어한 것 같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