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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김동연 "떠나는 날까지 할 일 있어 공직자로서 영광"

등록 2018-12-10 11: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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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세종청사서 기자 간담회 열어

"'경제 잘 부탁한다'고 했던 KTX 시민 기억에 제일 남아"

"대외 성과 보람…므누신과의 관계로 환율 협상 성과 내"

60회 현장 방문·기업 구조조정 문제 해결 등 성과로 꼽아

예산안 심사서 "文 정부 국정 과제 관철…자긍심 느껴"

"일자리·소득 분배 문제 가장 아쉬워…2기 팀 성과 기대"

"구조적 경제·사회 문제 해결 위해 지도층 희생·양보 필요"

"홍남기, 일에 대한 헌신이 특장점…추동력있게 추진할 것"

정계 진출설(說) 부인…"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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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18.12.1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10일 퇴임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총리로서 1년6개월을 지냈고, 마지막까지 할 일이 주어졌다는 것이 공직자로서 대단히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께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난주 토요일 새벽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일까지 마무리 짓고 떠나게 돼 홀가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군인은 전쟁터에서 죽는 것이 가장 영예로운 일이라면, 공직자는 떠나는 날까지 자기 할 일이 있고 그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큰 영광"이라고 강조하며 자기 자신을 "굉장히 복 받은 공직자"라 칭했다.

김 부총리는 "34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는 자리다. 국민들, 그리고 무엇보다 기재부 직원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1기 팀에서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토대를 닦았다고 생각한다. 홍남기 신임 부총리를 비롯한 2기 경제팀이 좋은 성과를 내는데 정치권, 기업, 언론 등 경제 주체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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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18.12.10.   [email protected]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등 여러 경제 정책에 대해 그간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여러 번 했는데 퇴임하는 시점에서의 생각은 어떤지. 더불어 오늘 출범하게 될 2기 팀에 정책 관련 조언을 한다면.

"떠나는 마당에 여러 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정책의 내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선 제 뒤를 이을 2기 팀에서 책임지고 잘 할 것으로 믿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2기 팀에게 어떤 충고의 말이나 제언을 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 홍남기 신임 부총리를 비롯해 2기 팀에서 책임을 맡고 잘 할 수 있도록 저도 밖에서 성원을 할 것이고, 또 많은 분들이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

-34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부총리 직에 오른 지난 1년6개월 동안 가장 힘들고 아쉬웠던 점, 보람을 느꼈던 점을 꼽는다면.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도리다. 1년6개월 동안 대내외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보람 있고 행복했다. 국가를 위해 오랜 기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에 대해 감사할 뿐 아니라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해야 할 일이 주어졌다는 것에 대해서도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보람을 느꼈던 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현장에서 만났던 수많은 분들의 말씀과 눈길, 그리고 마음으로 느꼈던 교류였다. 부총리 재임 중 현장 방문을 60회 정도 진행한 것으로 안다. 그때 만났던 많은 분들이 내주신 현장 목소리를 늘 가슴 깊이 느끼려 애썼다. 공식 방문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마주쳐 말을 건네는 분들도 있었다. KTX에서 만났던 어떤 여성 분이 '잘 부탁드린다'고 해서 '뭘 말씀입니까'라고 했더니 '우리 경제를요'라고 하시더라. 그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또 국회 예결위원회 전체회의 마지막날이었던 지난 토요일 예결위원장께서 수고했다고 언급하셨고 이어 예결위원들께서 박수를 쳐주셨다. 개인적으로 감사했고 또 영광이었다. 대외 관계를 조율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포함해 굉장히 많은 재무장관들, 국제기구 수장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므누신 장관의 경우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만나 밤 10시에 맥주를 함께 마시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가족, 취미 등 개인적인 얘기까지 나눴다. 그 덕분에 미국과의 환율 협상을 100% 만족스럽게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대외 리스크 요인들에 대한 대처를 나름대로 잘 해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외 변수는 잘못되면 우리 경제에 큰 파장을 미치지만, 잘 해결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는 것이다. 중국, 캐나다, 스위스와의 통화 스와프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 여러 쌍무 협상, 철강 쿼터, 환율 협상, G20 회의에서의 주도적 역할 등이 모두 보람찬 일로 느껴진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기업 구조조정 문제다. 과거 정부에서 단호히 처리하지 못하고 끌어왔던 구조조정 문제를 나름대로 깔끔히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물론 기업 구조조정은 지금껏 해왔던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신경써야 한다. 앞으로 2기 경제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잘 해주리라 생각한다. 다만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더 크게 발전되기 전에 제 책임 하에 마무리지은 것이 큰 보람이다. 아쉬운 점이라 한다면 역시 일자리 문제다. 올해 하반기 들어선 가슴에 숯검댕이를 안고 사는 심정으로 살았다. 나름대로는 소득 분배 문제와 함께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2기 팀에서 이 문제에 더욱 천착해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일부 사안에 반대를 많이 했지만, 결국 관철시키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다. 마지막 협상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제일 반대를 많이 했고, 어떤 점이 가장 아쉬웠는지.

"여러 사안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을 비롯해 예산실에서 애를 많이 썼다. 개별 프로젝트에 대해 저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큰 틀에서 마지막 3일간 3당 원내대표와 치열히 협상했다. 거기에 세법 문제가 얽혀 있어 에결위원장, 법사위원장, 기재위원장과 긴밀히 협의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선거법 문제와 연계되며 마지막 타결에서 여러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는 점이다. 내용적 측면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 해야 할 국정 과제를 관철하는 점이었다. 일부 예산에서의 삭감 또는 증액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를 지켜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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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18.12.10.   [email protected]
-이임사에서 '일관된 메시지', '정책적 상상력', '공직자로서의 용기' 등 3가지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을 이 3가지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각각 어느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나.

"퇴임 시점에 1기팀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아직 저 외에 여러 다른 경제 부처 장관들이 계신다. 다만 직원들께는 당부의 의미로 말씀을 드렸다. 이는 부총리로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일방적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재임 중 제가 제 자신에게 끊임없이 했던 얘기이기도 하다. 그 3가지 측면에서 부족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 해왔다고 생각한다. 시장에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고, 밖에선 다 알기 어려운 노력을 정부 내부에서 해 왔다고 생각한다. 상상력은 비전(vision)과 관련된 것이다. 비전이 있어야 아이디어(idea)가 나오고, 또 실천력이 생기는 것이다. 공직자들은 특히 상상력을 갖기에 굉장히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다. 공직 사회는 루틴(routine)한 일들, 지금껏 해왔던 업무 관행에 익숙해지기 쉬운 환경이다. 그렇기에 틀을 깨기 위한 노력을 개인적으로 했었고, 직원들에게도 그와 같은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언급했다. 이는 좋은 정책을 만들고 우리 경제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각자의 개인이 삶의 행복과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헤밍웨이는 용기를 '고난과 수난 속에서 나오는 기품'이라고 정의했다. 용기는 결국 자기 중심이 있어야 나온다. 실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실력과 그에서 비롯된 자기 중심, 그리고 이 중심에서 비롯된 용기를 갖춰야 일을 하면서 비판과 갈등, 이견이 있더라도 소신껏 일할 수 있다."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말을 이임사에서 재차 언급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때문에 좌초됐던 아쉬움을 나타내는 건가.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경제·사회적 문제들은 상당히 구조적이다. 이 문제는 이미 정해진 사회 보상 체계나 틀 때문에 해결하기 어렵다. 또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얽혀 있기도 하다. 때문에 여러 타협과 조정, 양보와 희생 등에 기반한 사회적 대타협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정치다. 단순히 국회에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관련돼 있는 문제다. 사회 지도층이나 더 많이 갖고 있는 경제 주체의 양보와 희생이 필요한데 많이 안타깝다. 경제·사회 정책을 펴는 데 있어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려고 했던 것이다. 처음 이 문장은 국회 예결위에서 답변하는 과정 중에 사용했다. 그때는 우리 사회·경제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 등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하고자 썼다. 이번엔 보다 긴 시계와 안목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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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2.10.   [email protected]
-'유쾌한 반란'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를 담고 있나.

"10여년 전 예산실장때부터 썼던 말이다. 말그대로 무언가를 뒤집는다는 뜻이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 그간 형성된 자기자신의 틀, 그리고 사회에 대한 반란을 의미한다. 이것이 유쾌한 이유는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저와 같은 부총리 직에 있었단 사람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다. 자기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디든, 그 위치가 크든 작든 언제든 가능한 말이다. 그동안 제가 추진해왔던 변화, 그리고 변화를 위한 환경을 위해 노력해겠다는 뜻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특정 실체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그간 혁신성장을 많이 강조해왔는데 속도를 더 낼 수 있는 묘안이 있을까.

"홍 부총리는 잘 안다. 같이 일도 했었는데 장점이 많은 공직자이자 후배다. 추진력이나 일에 대한 헌신 등이 특장점이다. 혁신성장에 대해 홍 부총리가 내정자 시절 1기 팀에서 만들어놓은 토대에서 가속화하겠다는 말을 했다. 홍 부총리의 일에 대한 책임감을 고려한다면 잘 할 것이라 믿는다. 1기 팀은 우리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에 가장 신경 쓴 팀이다.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선 당연히 여러 의견과 이견이 있기 마련이다. 토대가 어느 정도 만들어졌기에 홍 부총리가 자신의 특징을 잘 살려 추동력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본다."

-퇴임 이후의 행보는.

"지난 토요일까지 예산 심사로 일 이외에 다른 것을 전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오늘 퇴임한 이후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것도 없다. 특정 정당까지 언급하며 이런저런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아는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제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라는 것이다. 소시민으로 돌아가 제게 주어진 자유와 빈 공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겠다. 오늘 서울로 올라 가 혁신성장본부 직원들을 격려하고 간부들과 간단히 티타임을 가진 후 떠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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