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협회가 뽑은 '2019년 주목할 세계 10대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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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운호 기자 = 올해는 미국 중간선거(11월 6일), 이탈리아 총선( 3월 4일), 파키스탄 총선(7월 25일) 등 중요한 선거들이 치러졌다. 내년에도 각국 정치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선거들이 이어진다. 미국외교협회(CFR)은 최근 2019년에 '주목할 10대 선거'로 유럽의회 선거, 우크라이나 대선, 인도 총선 등을 꼽았다. 우선, 유럽의회 선거는 5월 23-26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미국과의 마찰, 포퓰리즘 확산,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그 결과가 주목된다. CFR은 차기 유럽의회가 비주류 정당들의 중앙 무대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회는 EU 집행위원회를 운영할 집행위원장 임명권을 가지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현 EU 집행위원장은 이미 퇴진을 발표한 상태이다. 약 5억의 EU 시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만, EU 의회 투표율은 1999년 이후 평균 50% 이하를 기록 중이다. 내년 3월 29일 영국이 EU를 탈쾨하면서, 2019년 유럽의회 의석은 현 751석 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3월 31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2014년 대선 당시 많은 국민들은 우크라이나가 곧 정치적 위기를 넘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유럽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진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부패와 정치·경제적 혼란에 쌓여 있다. 친유럽연합과 친러시아로 국론이 분열되어 있는 우크라이나의 대선은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와의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CFR은 다수의 국민들은 두 후보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로셴코는 “(우크라이나의) 군! 언어! 신념! 우리는 우크라이나!”라는 선거 구호를 내세우며 민족주의를 자극하고 있고, 티모셴코는 우크라이나에 의회민주주의 강화를 역설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이번 우크라이나 대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1월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3척을 억류 했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직·간접적인 군사적 위협이 되고 있다. CFR은 러시아가 직접 군사적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고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개입을 파악하고 방어할 정부기구를 설립했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차기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해결을 모색해온 난제에 부딪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21일에는 캐나다 총선이 치러진다. 쥐스탱 트뤼도 현 총리와 자유당은 2015년 선거에서 150석을 차지했다. 캐나다 의회 사상 최대규모의 집권당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2018년 트뤼도와 여당의 인기는 크게 떨어졌다. 거의 60%에 가까운 캐나다인들이 2019년 선거가 끝나면 다른 정당이 집권하기를 기대한다고 대답했다. 인도는 4월 혹은 5월에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집권 여당 바라티야 자나타 당(BJP)은 2014년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모디 총리는 다가올 선거에서도 정권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모디 총리 지지의 근간이 되어온 농민층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등 상황을 장담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의료보험제도 전면 개편안은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중국과 파키스탄 등 외교적인 면에서도 큰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BJP는 지난 11일 지방 선거에서 여당 성향이 강한 5개 주 중 3개 주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번 총선에 참여하는 인도 유권자는 최소 8억5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약 80만 개 투표소에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4월 17일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다. 이번 대선은 2014년 선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맞붙었던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와 재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2014년 선거에서 그랬듯이 이번 선거도 상대후보 비방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5-8월 중 치러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총선도 주목된다.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일련의 부패 의혹을 받고 있어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선거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나이지리아는 2월 16일 총선을 치른다. 인구 1900만 중 1990년 이후 출생자는 거의 60%에 달하지만,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나이지리아가 독립한 1960년 이전에 출생했다. 이런 배경에서 시작된 ‘출마할 준비가 됐다(Ready to Run)’ 캠페인은 ‘어리지 않다(Not Too Young to Run)' 운동으로 이어지며 75세 모하마두 부하리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나이 제한을 40세에서 35세로, 주지사 후보 연령 제한을 35세에서 30세로 낮추게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범진보의회당(APC)을 대표해 재선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가 여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거의 60여 명의 국회의원이 부하리 정권에 항의를 표하며 APC를 떠났다. 이번 선거에는 많은 것들이 걸려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경제 규모도 가장 클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양의 석유를 생산하는 국가이다. 하지만 테러의 위협 등 국내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실업률은 19%까지 올라 있다.
아프가니스탄 역시 4월 20일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계획된 일정 보다 3년 이상 늦게 치러진 지난 10월 의회선거가 부정투표로 얼룩져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 역시 아프가니스탄 민주주의에 초석이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지난 10월 선거에서는 탈레반의 공격으로 최소 13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레반의 공격이 자신의 두 번째 임기를 준비 중인 아쉬라프 가니 대통령을 멈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는 10월 27일 총선을 실시한다. 실업율 10%, 물가상승 30%, 금리가 최고 60% 까지 오르는 등 아르헨티나 경제는 현재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570억달러(약 64조원)를 받았다. IMF 사상 최대규모였다. 마크리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바닥을 치고 있어 여당의 승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11월 5일 이전에 총선거를 실시한다.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6개 당을 연정하여 의회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가자 지구 문제 해결 등 이스라엘의 많은 이슈들과 관련해 각 정당이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어 네타냐후가 다음 선거 이후 집권할 수 있을지 예상하기 힘들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