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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동생 구하는 액션물인데 의상이...영화 '언니'

등록 2018-12-23 08:01:00   최종수정 2019-01-08 09: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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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니'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할리우드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감독 브라이언 싱어, 3위), 사극 '안시성(감독 김광식, 8위), 시대극 '1987'(감독 장준환, 10위) 올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든 영화들이다.

시대적 배경이나 장르 등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화 소재 영화가 한국 영화 트렌드가 됐다. 관객 공감을 쉽게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흥행작이 많아지면서 영화계에서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영화 '언니'도 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메가폰을 잡은 임경택 감독은 "신문 기사를 통해 지적 장애가 있는 여학생을 동네 사람들이 성폭행한 사건을 접했다"며 "거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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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플롯은 단순하다. 사라진 여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찾아갈수록 점점 폭발하는 언니 '인애'(이시영)의 복수를 그렸다.

전직 경호원 인애는 과잉 경호 논란에 휘말리며 교도소에 수감된다. 출소 후 동생과 평범한 삶을 꿈꿨으나, 동생이 갑자기 사라진다. 학교와 경찰 누구도 도움을 주지않자 은혜를 직접 찾아 나선다. 그동안 몰랐던 동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분노가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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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완
'테이큰'(감독 피에르 모렐·2008), '아저씨'(감독 이정범·2010)처럼 소중한 사람을 구하고 복수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들 영화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영화의 기획 의도 자체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이시영의 의상이 문제다. 몸에 밀착되는 원피스에 족히 10㎝는 돼 보이는 하이힐을 신었다. 이런 옷차림으로 액션 연기를 한다. 발차기하고, 관절 꺾기와 조르기 등 주짓수로 남자들을 제압한다. 그 과정에서 신체 노출이 불가피했다. 문제는 행방이 묘연한 동생을 찾아나선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임 감독은 "상업 영화이지만 여성성을 상업화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궁색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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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시영(36)의 열연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복싱 국가대표까지 지낸 이시영은 스턴트, 와이어, CG 없이 모든 액션을 소화했다. 신예 박세완(24)은 섬세한 감정연기를 펼쳤다. 인간의 극악무도함이 얼마나 철저하게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지 불행한 삶의 편린을 느끼게 해준다.

오랜만에 나온 여성 원톱 액션물이지만, 관객 사랑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과도한 설정과 여성 캐릭터가 소비되는 방식이 눈에 거슬린다. 여성의 삶·인격을 파괴하는 범죄를 뉴스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운데 지나치게 자극적인 영화다.

내년 1월1일 개봉, 94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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