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경제가 희망이다]전문가들 "新산업 도약, 육성전략·정책적 뒷받침이 핵심"
4차산업혁명 시대 속 국내 신산업 발전 위해서는?AI·5G·블록체인·스마트에너지 등 분야 전문가 제언규제 완화·전략적 육성·기술 우위 선점 등 한 목소리
오픈이노베이션, 제조업과 서비스의 결합,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활용, 바이오기술 혁명, 최첨단 IT기술의 오프라인 진출을 통한 유통혁신으로 대표되는 최신의 흐름들은 이들 기업들이 전개하는 시장선점 전략 과정에서 도드라지고 있는 트렌드다. 한마디로 MAGA 기업들은 기존의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 서비스가 중심된 신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며 새로운 가치사슬과 산업 생태계를 일으키고 있다. 주력 산업의 대부분이 중국에 따라잡히고, 신성장동력은 찾지 못해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도 결국 '신경제(New Economy)'에서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뉴시스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이해 '新경제가 희망이다'라는 기획을 통해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봤다. 새로운 산업과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신기술 11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동향 탐색과 국내 현황 진단을 통해 우리나라의 신경제 발전 가능성을 짚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지난 2018년 한 해는 전 산업계에 4차산업혁명 바람이 불어닥치며 다양한 변화와 성장통이 수반됐다. 국내 ICT(정보통신기술)기업들이 신기술 분야를 미래 동력으로 삼고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는가 하면, 정부는 미래 산업을 이끌 인재 배출을 위한 전문교육기관 신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전통 제조업이 쇠퇴에 접어들며, 혁신에 뒤처지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부상했다. 이에 따라 급변하는 기업환경 속 '변해야 산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산업계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두드러졌다. 그런 와중에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에 성공하고, 국내 주요 그룹들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합종연횡을 벌이는 등 변화를 위한 구슬땀이 눈에 띈 한 해였다. 다만, 종래의 규제 환경이 새로운 기술 발전과 신시장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 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2019년 기해년 새해, 국내 산업계가 대약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 최적화된 전략적 발전 방향 수립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 ▲원활한 기술적 융합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장기 접어드는 인공지능, 네거티브 규제로 신기술 선점해야"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이자, 범용기술인 인공지능(AI)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포지티브 규제가 아닌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 보다 적절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수영 카이스트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명예교수)은 내년도 인공지능 산업 동향에 대해 "인공지능 산업은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들었고, 2019년에 성장기로 접어들 것"이라 "인간에 근접하는 인공지능이 구형되기 전까지 향후 최소 수십년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소장은 "특히 사람의 시각과 청각 기능을 구현하는 영상인식과 음성인식 응용 산업이 지속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인공지능 산업의 발전 수준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있는 분야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분야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는 인공지능 응용기술 분야에서는 산업 분야별로 차이가 크지만, 많은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태동기에 있으므로 현 수준의 차이는 큰 의미가 없고 앞으로의 전략이 중요한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면 안되는 일(negative)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가 핵심이다.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는 신기술 선점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공지능은 양질의 방대한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므로 특정 기업이 아닌 일반 데이터 제공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산업 발전은 인력구조의 변화를 일으키므로, 적절한 인력 재교육과 재배치 계획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획기적 변화 부르는 5G 시대, 현안 조속히 해결해야" 한국은 2019년 3월 세계에서 최초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5G 이동통신 세대의 10년을 시작하는 원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5G 기술의 핵심은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이다. 5G는 초고속을 이용한 이동통신 산업뿐만 아니라, 초연결과 초저지연에 기반해 타산업의 획기적인 변화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동영상 시대의 4G LTE 시대를 뒤로 하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을 이용한 몰입형 서비스, 자율주행 및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자율지능형 서비스, 스마트시티로 대표되는 편재형 서비스 등이 5G와 결합돼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기반해, 관련 전후방 산업의 파급효과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네트워크와 콘텐츠 및 디바이스 등의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국방, 재난 등의 다방면의 타산업에서도 5G를 활용한 대규모 투자가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5G의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정책적 역량의 필요성도 부상할 전망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세계 메이저 기업 중심에서 5G 스몰셀, 무선백홀 등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네트워크 산업 생태계로 확대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5G 기술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현안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본부장은 "이전 세대와 달리 5G는 다양한 산업분야와의 원활한 융합을 위해, 데이터의 보안성 및 서비스의 국지성 등의 특성에 대한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야하는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 BM 개선됐지만 기술적 성능 우위도 확보해야" 올해 블록체인 시장은 암호화폐 가격 폭락, 규제 공백 등으로 순탄치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이 가운데 국내 업계가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당국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고, 기술적 영역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 소프트웨어학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부회장)는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책 당국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단순히 위험이 있고,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것 같다는 막연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에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때의 처리 방안에 대해서만 심도있게 점검하고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시장에 대해서는 기능적 우위 확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팀의 비즈니스 모델(BM)이 상대적으로 많이 채워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면서도 "기술적인 영역에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거나 아쉬운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먼저 킬러 댑(분산 앱·Dapp)으로써의 기능적 우위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명확하게 탈중앙화된 어플리케이션의 맞춤형 활용도를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단순한 기능의 결합, 또 다른 앱에 비해 깔끔한 디자인만 비교 우위로 삼지 말고 진정한 차별화된 기능과 아키텍처의 우수성을 성능으로 입증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19년 에너지 신산업,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가 핵심 과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한국 정부 또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대한 노력에 나섰다.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나서는 등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에너지 신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략적인 개발을 추진해 국내 시장의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성섭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기획실장은 "2019년에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의 가속화가 국내 시장 확대와 우리기업들의 산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 실장은 이어 "재생에너지분야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산업 활력을 위해 태양광, 풍력 시장 발굴이 최우선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각 분야의 전략적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 실장은 “태양광 분야는 단가저감, 고성능화를 위한 고효율 제품과 전극소재, 저전력 제조장비 개발이 추진돼야 하며, 안전과 심미성이 강화된 건물 적용형 태양광 등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풍력분야는 핵심부품 국산화와 단지시공·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한 부유식 해상풍력과 초대형 발전시스템 개발의 중점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韓기업 생태계, 규제 완화와 혁신으로 활성화 필요" 전 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이 속도를 내며, 신산업분야의 육성과 관련된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신기술 촉진과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규제를 걷어내고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외침이 이어져왔다. 특히 글로벌 경쟁 시대 속에서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김인철 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본부장은 "우리나라는 4차산업혁명 주요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연구개발을 하는데 기업 측면에서는 규제로 인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중국은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되면 해당 분야의 규제를 최소 5~10년 유예한다"며 "기업 생태계에서는 규제 완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삼는 제조업에서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중국은 핀테크 등 신산업에서도 사후규제 방식을 통해 신산업의 성장을 촉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국내 산업은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산업정책에 있어 디지털화와 글로벌화를 바탕으로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기업 생태계는 전체를 망라한다. 중소기업이 스케일업(Scale-up)하거나 기업공개를 통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전체 과정은 정책, 규제가 둘러싸여 있다"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스케일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케일업을 통해 대·중소기업 사이의 불평등이 줄고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