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 감독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2019 베니스비엔날레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3인 참여"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펼쳐 낼 것""시청각적 구현 돋보이는 빛의 향연 오디오비주얼 설치할 예정"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는 시각적으로는 움직이는 신체와 소리, 빛의 향연이 촉발하는 감각적인 오디오비주얼 설치들이 매혹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2019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맡은 김현진 예술감독은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의 역사와 현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아 진행하는 한국관 전시 예산은 4억6000만원이다. 전시 주제는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다.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등 세 작가가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한다. 전시 타이틀은 소설 '파친코'(이민진 작, 2017)의 첫 문장에서 빌려왔다. 각 작품의 맥락과 더불어 ‘역사(History)’로부터의 억압이나 시련에도 상관없이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자기 확신을 함축한다. 김현진 감독은 "전시는 과거 역사의 범주로부터 추방되고, 감춰지거나 잊히고, 버림받거나 비난당했던 이들을 새로운 서사의 주체로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관은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의 역사와 현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2014년 아르코 미술관장을 역임한 김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카디스트의 수석 큐레이터다. 홍익대학원 예술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스웨덴 룬드 대학 말뫼아트아카데미에서 크리티컬 스터디즈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그동안 대안공간 루프, 쌈지스페이스, 아트선재센터, 네덜란드 반아베미술관,광주비엔날레 등에서 큐레이터와 학예연구원으로 경력을 쌓았다. 김현진 감독은 "최근 시각예술의 언어와 상상력을 통해 근대화의 역사를 다시 읽고 쓰고 상상하는 영역이 확장되어 왔는데, 이것을 더욱 혁신적으로 견인할 주요한 동력은 바로 젠더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동시대 시각예술 활동은 지난 한 세기의 역사들을 규정해온 서구중심, 남성중심 등의 범주를 더욱 더 반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비판적 젠더의식을 통해 한층 역동적이고도 풍요로운 시각서사를 제공할 수 있다” 고 전시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리서치에 기반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의 오랜 지층을 파고드는 다양한 비디오 서사를 펼쳐낼 예정이다. "참여작가 3인은 춤, 안무, 소리, 리듬, 제례의식 등의 다양한 퍼포먼스적 요소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섬세한 시청각적 구현이 돋보이는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 ▲정은영은 생존하는 가장 탁월한 여성국극 남역배우 이등우와 그 계보를 잇는 다음 세대 퍼포머들의 퀴어공연 미학과 정치성을 보여주는 감각적인 다채널 비디오 설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2019)을, ▲남화연은 식민, 냉전 속 국가주의와 갈등하고 탈주하는 근대 여성 예술가 최승희의 춤과 파격적 남다른 삶의 궤적을 사유하는 신작 <반도의 무희>, <이태리의 정원>(2019)을, ▲제인 진 카이젠은 바리설화를 근대화 과정의 여성 디아스포라의 원형으로 적극 해석하면서 분리와 경계의 문제를 사유하는 신작 <이별의 공동체>(2019)를 선보인다.
한편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랄프 루고프(Ralph Rugoff) 총감독이 기획하는 본 전시 '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와 함께 5월 11일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 및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공식 개막한다. 11월 24일까지 약 200일간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관 개막식을 9일 오후 3시 30분에 개최한다. 이날 오전 11시 국내 기자를 대상으로, 오후 1시 30분에는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프레스 오프닝을 진행한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