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이 롯데월드타워 30층에 사무실을?
5성급 공유 오피스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외국계 기업부터 예비 창업자까지 입주자 다양비서 서비스·환상적 뷰·할인 혜택 등 입주자 매료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1.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촉망받는 스타트업 A사는 한국 진출을 결정하고 서울 요지에서 사무실 자리를 찾았다. 문제는 한국 내 전초기지 운영 기간이 6개월가량에 불과하고, 상주 인원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강남의 번듯한 오피스 빌딩은 물론, 오피스텔마저 최소 1년을 계약해야 헸다. 마침 6개월 계약이 가능한 빌딩이 있어서 가보니 너무 넓어 용도에 맞지 않았다. #2. 대기업에서 명예퇴직한 뒤, 창업을 준비하는 B씨. 사무실을 구하러 다니는 것이 그의 첫 번째 일이었다. 혼자 시작하는데 사무실을 얻는 것은 낭비처럼 느껴졌다. 집기나 OA 기기를 당장 구매하기도 난감했다. 더군다나 투자자를 만나고, 거래처를 물색하러 다니다 보니 ‘명함’에 들어갈 주소도 중요했다. A사와 B씨는 최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각각 사무실을 오픈했다. 그것도 국내 최고층(123층) 랜드마크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30층에 터를 잡았다. 소수 인원이 짧은 기간 일할 계획인 A사, 아직 변변한 사업체도 없는 B씨가 어떻게 3.3㎡(평)당 임대료 13만원대 금싸라기 건물에 사무실을 냈을까. 바로 이곳에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덕이다.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월드타워 소유주 롯데물산과 롯데그룹의 부동산 개발회사 롯데자산개발이 손잡고 선보이는 '프리미엄 서비스드 공유 오피스'다. 워크플렉스(Workflex)는 '일(Work)'과 '유연한(Fleible)'이라는 두 단어를 결합한 것으로, 이용 기업 특성에 맞게 다양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A사는 일단 4인실을 3개월간 임차해 본사에서 온 직원 3명이 사용하고 있다. 한국 내 인원 충원에 따라 8인실로 옮기든, 4인실을 하나 추가하든 할 계획이다. 기존 공유 오피스가 1인당 전용면적이 1.1~1.2평인 것과 달리 이곳은 약 2평 규모다. 4인실이지만 전혀 좁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미국 본사와 긴말하게 소통해야 해야 할 때도 불편함이 없다. 콘퍼런스콜 등도 가능한 워크플렉스 내 회의실을 사용하면 된다. 이 회의실은 평소에는 복도에서 유리를 통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회의실을 사용할 때는 안에서 유리를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어 비밀 유지에 좋다. 공용 오피스 최초 '매직 글래스'의 힘이다. 한국 진출이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련 없이 짐을 쌀 계획인 A사에 이래저래 제격인 곳이다.
B씨는 A사처럼 독립적인 사무실을 얻지 않았다. 대신 메인 라운지 내 자유석인 '핫 데스크'에서 일한다. 이곳에 오기 전 커피숍 등을 전전하며 일하던 것과 비교해 여러 가지로 업무 환경이 만족스럽다. 게다가 곳곳에 방음 장치를 갖춘 ‘폰 부스’가 있어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얼마든지 업무용 전화를 할 수 있다. 사업 추진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지 재취업할 생각인 B씨에게 여러모로 이곳 만한 곳이 없다. 지난달 처음 선보인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공유 오피스답게 롯데월드타워 한 층 전체 3388㎡(1026평)에 많은 회사가 함께 자리하며 공간을 나눈다. 입주자들이 휴식·미팅할 수 있는 라운지 2개, 회의실 6개, 각종 OA기기, 최고급 커피 머신 등을 같이 사용한다. 돋보이는 것은 역시 '비서 서비스'다. 여타 공유 오피스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곳의 특화 서비스다. 데스크 직원 3명이 상주하며 전화 응대, 예약, 회의 지원, 복사 등 비서가 돼준다. 미국인과 재미교포 3세 등 한국어를 못하고, 한국 실정도 잘 모르는 직원이 2명이나 있는 A사, 자신이 사무실에 없을 때 샘플 퀵 서비스나 우편물을 받아줄 사람이 필요한 B씨 모두에게 소중하고 든든한 서비스다. 심지어 외부에서 손님이 와서 미팅할 때 커피도 가져다 주니 편리하고 폼도 난다.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는 총 높이 555m인 이 건물에서 140.05m 부근인 30층에 자리 잡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내 '오피스층'이라고 할 수 있는 14~38층 중에서도 상층에 해당한다. 게다가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층고가 일반 사무실보다 높다. 그래서 30층이 일반 50층 건물 높이에 해당한다. 송파대로 건너 송파구 잠실동 32층 롯데호텔월드를 내려다보게 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역시 '뷰'가 환상적이다. 방향에 따라 석촌호수,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 잠실 일대는 물론 한강, 남산타워, 올림픽대교, 아차산, 남한산성, 청계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 내 최고층 전망대인 '서울스카이'(117~123층)의 압도적인 뷰와는 다른 종류의 뷰를 입주자들은 매일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B씨의 경우 라운지 창가의 전망 좋은 자리를 골라 앉는다. 매일 위치를 바꾸면 뷰 또한 달라져 싫증도 안난다. A사 사무실은 창문이 없는 것이 한 가지 아쉬움이지만, 채광 좋은 라운지에서 휴식이나 미팅을 수시로 하니 직원들은 그런 점을 느낄 겨를도 없다. 장점은 그외에도 차고 넘친다. 31층에 자리한 푸드코트인 'SKY31 푸드에비뉴'를 타워 내 대형 입주사들처럼 시간·인원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을 비롯해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뮤지엄, 롯데시네마, 피트니스센터 등 롯데월드타워·몰 내 업장을 이용할 때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 롯데그룹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10~35%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 롯데물산이 운영하는 31층 '스카이31컨벤션'은 물론 시그니엘서울, 롯데호텔서울, 롯데호텔월드, 롯데시티호텔명동, 롯데시티호텔대전, L7 강남, L7 홍대 등 롯데호텔앤리조트 계열 호텔 7개 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특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용 가능한 호텔은 지속해서 늘어날 예정이다. 이런 장점들로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 내 2~75인실 총 66개실, 565석은 빠르게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 이곳 월 임대료는 창가에 가까울수록 비싸 1인 기준 창문이 있는 공간 100만원, 없는 공간 60만원 선이다. 1인 핫 데스크가 가장 저렴해 월 40만원이다. 론칭 초기 "임대료가 여타 공유 오피스보다 비싼 편이어서 승산이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 이유다.
하지만 지난 1개월여 성적표를 보면 전혀 문제가 없느 것으로 드러났다. 여타 공유 오피스를 넘어선 '5성급' 서비스,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다는 상징성, 최대 35% 임대료 할인 혜택 등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롯데쇼핑, 롯데컬쳐웍스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대거 입주하면서 이들과 각종 프로젝트, 컬래버레이션을 하려는 업체들이 이곳에 임시 사무실을 앞다퉈 오픈하는 것도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워크플렉스를 오픈하면서 고객 니즈에 맞춰 유연한 사무 공간을 제공하게 돼 다양한 분야의 소규모 기업이나 벤처 사업자도 유치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롯데월드타워가 더욱더 활력과 열정으로 가득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편집자 주]A사와 B씨는 기사를 위해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 내 일부 입주 사례를 취합·가공한 회사, 인물입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