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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文대통령의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 모두발언

등록 2019-04-22 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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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술탄(카자흐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대통령궁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04.22. [email protected]
【누르술탄(카자흐스탄)=뉴시스】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 모두발언>

존경하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님, 아스카르 우작파예비치 마민 총리님, 아얀 아이다로비치 예레노프 국제상공회의소 회장님,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님, 그리고 양국 경제인 여러분,

카이를르 쿤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이 새 이름으로 태어났습니다. 여러분과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끝없는 초원 위에 우뚝 서 있는 누르술탄은 다양한 형태와 색깔의 건축물들을 품고 있습니다. 어디에도 똑같은 것이 없었고, 어느 곳을 보나 아름답습니다. 다양한 민족이 조화롭게 사는 카자흐스탄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카자흐스탄에는 실크로드의 피가 흐릅니다. 천산의 만년설이 녹아 흘러 깊은 골과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왕래합니다. 동서양을 오가는 상인들이 이곳에서 비단과 양탄자를 분주히 사고팔던 모습도 떠오릅니다.

그 역동성이 오늘날에도 이어져,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 물류 중심국이 되고 있습니다. 연평균 4% 내외의 높은 경제성장을 보이고, 35세 미만 젊은 층이 인구의 60%에 달합니다. 멘델레예프 주기율표의 모든 광물이 있는 자원 부국이자, 우수한 인력을 보유한, 잠재력이 큰 나라입니다.

최근에는 세계은행이 실시한 기업환경 평가에서 전년보다 8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해 190개국 중 상위 28위에 올랐습니다. 여기 계신 경제인 여러분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초대 대통령의 경제발전 전략을 이어 더욱 번영하는 카자흐스탄을 만들어갈 토카예프 대통령님의 행보를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양국 경제인 여러분,

서울로부터 4,500km 이상 떨어진 이곳 카자흐스탄이 아주 친밀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고대 고분과 유물, 건국신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오랜 양국 교류의 역사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고대 ‘훈’ 보검과 한국의 신라 시대 ‘계림도’ 보검은 놀랍도록 닮았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세계적 발견인 ‘황금인간’에 새겨진 장식에도 신라 황금유물과 닮은 점이 많다고 합니다.

양국은 언어와 문화도 비슷합니다. 어순이 같고, 발음과 뜻이 유사한 단어가 많습니다. 양국 민족 모두 몽골반점이 있고, 웃어른을 공경하는 문화도 비슷합니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께서도 “양국 민족은 뿌리가 같다”라고 수차례 언급하시면서, 각별한 형제적 유대감을 표현했습니다.

1937년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극동에서 이주해온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었고, 지금 10만여 명의 고려인들은 양국 간 우의와 협력을 다지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992년 수교 이후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은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는 22억 불, 인적 교류는 9만 명에 이르러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카자흐스탄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 40억 불에 이르러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최대 투자대상국이 되었습니다.

진출 분야도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플랜트, 금융,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0개가 넘는 한국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K-팝, 드라마 등 한류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카자흐스탄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오는 한국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양국 간 우정은 더 돈독해지고 있으며, 교류와 협력의 기반은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경제인 여러분,

카자흐스탄 정부는 교통과 물류, 에너지, 산업 인프라 건설을 골자로 한 ‘누를리 졸’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라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을 비전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한국의 ‘신북방정책’과도 맥이 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공통 목표에 기반하여, 저는 양국 간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방향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이 다양한 분야로 넓어져야 합니다.

그간 양국 간 경제협력은 에너지·자원, 인프라 사업 위주로 발전해왔습니다.  앞으로는 보건·의료, 중소기업, 금융, 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갈 것입니다.

오늘 양국은 경제·무역·투자 협력 확대를 위한 2019~2022년 중장기 협력 프로그램인 ‘프레쉬 윈드(Fresh Wind)'를 체결했습니다. 그 이름처럼, 양국 경제협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양국은 보건의료 분야 협력도 확대할 것입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형 병원을 이곳에 건립하고 운영하는 민관협력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양국 간 제약·의료기기 분야 협력이 확대되고, 카자흐스탄에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 협력도 확대될 것입니다. 양국은 ‘중소기업 기술교류센터’ 설립 양해각서도 체결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에 도움이 되고,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상생 협력사례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금융과 통관 분야에서도 양국 기업 간 교류를 촉진하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통해, 양국 경제 모두 한 단계 도약하길 기대합니다.

둘째, 양국은 4차 산업혁명을 함께 준비해갈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은 ‘2050 경제발전전략’을 기초로, 제조업 육성, 투자유치, 4차 산업혁명 대응 등
산업 다변화와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카자흐스탄’ 정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도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5G 등 ICT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혁신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늘 양국은 4차 산업혁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5G,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우주산업 강국입니다. 현존 최대의 우주선 발사기지를 보유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1961년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도 이곳에서 우주로 나갔고, 한국인들의 귀에도 친숙한 우주정거장 ‘미르’와 우주선 ‘소유즈’도 모두 이곳에서 발사됐습니다.

이번에 양국은 우주산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우주 협력의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결실이 맺어지길 기대합니다.

자동차 생산공장 설립이 결정되었고, 어제 관련 행사도 열렸습니다. 한국의 기술 자문과 부품 공급을 통해 카자흐스탄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앞으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 협력으로까지 확대되길 바랍니다.

셋째, 이곳의 지리적 강점에 기반한 물류 협력도 강화할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유럽-중동-아시아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에 있습니다. 명실상부한 중앙아시아 최대 물류·경제 중심국입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카자흐스탄은 신경제정책인 ‘누를리 졸’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의 핵심 물류·수송로를 구축하려는 야심 찬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 최대규모 사업인 ‘알마티 순환도로 건설’에도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은 지난해 철도와 도로 연결을 합의하고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또한 한국은 국제철도협력기구에도 가입했습니다. 특히, 작년부터 카자흐스탄과 한국이 추진한 철도·화물 운송 협력도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21세기 ‘철의 실크로드’인 철도와 도로를 통해 양국이 이어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양국의 물류협력으로 유라시아 번영이 앞당겨지길 바랍니다.

양국 경제인 여러분,

카자흐스탄은 1991년 독립 당시 세계 4위 수준의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하고 비핵화를 선언한 국가입니다. 비핵화를 통해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한 모범 사례입니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전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뿐 아니라  토카예프 신임 대통령께서도 적극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이뤄진다면, 양국 간 경제협력도 무궁무진해질 것입니다. 여기 계신 경제인 여러분께도 많은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의 위대한 시성 ‘아바이 쿠난바예프’는 “어려움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리, 혹독한 겨울 뒤에는 꽃피는 봄이 온다네”라고 노래했습니다.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꽃을 피우는 새로운 봄, 신실크로드 시대를 여는 화려한 개막이 되길 기대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그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주역입니다.

라흐멧!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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