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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 지휘봉 쥔 이인영, 극한 대치정국 '해결사' 될까

등록 2019-05-08 18:35:10   최종수정 2019-05-13 09: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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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시작 동시에 정치력 시험대에…정국 정상화 복안 주목

추경·민생입법 처리 시급…'전면전' 한국당, 장내 복귀가 관건

'까칠한 운동권' 옛 이미지 벗고 유연한 협상 자세 보여줄까

'의원정수 확대론'에 여야 4당 패스트트랙 공조 유지도 숙제

친노 이해찬 대표와 '찰떡 공조'로 내년 총선 승리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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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인영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5.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이인영 의원이 8일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촉발된 극한의 대치정국을 풀 해결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치러진 20대 국회 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 신임 원내대표는 총 투표수 125표 중 76표를 획득해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특히 올해는 선거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는 등 21대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해 정치적 무게감이 남다르다.

무엇보다 선거제·검찰개혁법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한 자유한국당이 장외에서 대여(對與) 전면전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야당과의 교섭 창구 역할을 할 이 원내대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어제 4월 국회가 본회의 한번 못 열고 종료됐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당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자마자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한국당 원내대표를 테이블로 모셔오는 게 첫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을 국회로 끌어들여 정국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느냐를 놓고 이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임기 시작과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민주당으로서는 당장 정부가 6조7000억원 규모로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심의와 각종 민생·경제 입법 처리를 위해 국회 정상화가 시급한 만큼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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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인영 의원이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전 원내대표와 손을 들고 있다. 2019.05.08. [email protected]
당초 정부와 민주당은 미세먼지·강원 산불 등 재난대응과 선제적 경기대응을 위해 편성한 이번 추경안을 5월 중 처리키로 했지만 국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심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과 최저임금 결정체계 관련 법안,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위한 소방기본법과 소방공무원법, 택시 종사자의 처우 개선 및 카풀 관련법,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 고교무상교육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등 각종 민생·개혁 법안의 장기 표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도 정견발표에서 "한국당과 합의를 통해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여당의 품격을 지키면서도 반드시 야당과 공존협치의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말해 한국당에 협상 의지를 피력했다.

원내대표 당선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한국당에 대한 고발건 취하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 눈에서 그렇게 없었던 일로 만들면 무엇하러 국회선진화법을 제정했냐는 비판을 들을 수 있어서 (국회 정상화와는) 구별해서 봤으면 좋겠다"고 하면서도 "조금 더 검토해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여건이 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게 이 원내대표의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사과 등 민주당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들을 요구하고 있어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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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총 투표수 125표 중 76표를 획득해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게다가 한국당과 보수층이 보여온 이른바 '운동권 출신'에 대한 거부감이 국회 정상화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 원내대표는 학생운동을 주도하며 길거리 투쟁의 선봉에 섰던 이른바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대표격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한국당으로서는 이 원내대표와의 협상은 더욱 공세적 자세로 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원내대표 스스로 '강성 운동권', '까칠한 원칙주의자' 등의 이미지를 벗고 얼마나 유연한 자세로 야당과 협상에 임하느냐도 관건이다. 원칙만 고수하다가는 강 대 강 대치가 해소되기는커녕 심화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적당히 양보해줄 것은 내주면서 한국당에 퇴로를 열어주는 협상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에서다.

이 의원도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제가 '고집이 세다'는 평을 원내대표를 하면서 완전히 불식하고 부드러운 남자가 되겠다. 까칠하다는 평가는 저도 따끔따끔하다"며 "원래 제가 따뜻한 사람인데 정치를 하면서 제 천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늘 속상했는데 의원들이 주신 지지와 성원을 통해 다시 원래 따뜻했던 제 마음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당의 국회 복귀와는 별개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를 끝까지 유지시키는 것도 이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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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자리로 들어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패스트트랙 열차에 태운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벌써부터 여야 4당 일각에서는 당초 합의와 달리 전체 의석수를 330석 안팎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은 의원정수 확대론을 빌미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며 여야 4당의 틈을 벌리려는 모양새다.

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다른 법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는 당내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어 이 원내대표의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 대표와의 '찰떡공조'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범친문'으로 분류되지만 이 대표를 비롯한 '친노' 그룹과는 결을 달리 한다는 게 당내 평가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태년 의원과 경쟁해 이 대표와 이 원내대표 간 '궁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이 대표님을 중심으로 개혁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성, 포용성, 역동성을 갖추고 더 강력한 여당을 만들 수 있다"며 "내부의 단결을 극대화해 총선 승리의 강력한 진용을 구축할 수 있다. 공정하고 균형감 있는 공천으로 총선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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