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10주기' 봉하 총집결한 與…"바보 노무현 그립다"(종합2보)
민주 "노무현 정신 이어 나라나운 나라 실현"개별 의원들, SNS 등에 노무현 그리움 단상봉화마을 추도식…여야 인사·부시 등 총출동
특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추도식이 진행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으면서 노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인에 대한 단상(斷想)을 남기기도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꼭 10주기 되는 날"이라며 "오늘을 맞아 대통령의 삶과 위업을 기리며 깊은 존경과 최고의 경의를 바친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와 반칙, 특권에 정면으로 응대했으며 돈 없는 선거를 비롯해 정치 개혁의 깃발을 만드셨다"며 "소탈한 행보로 탈(脫) 권위주의 정치 문화의 시작으로 남으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불평등과 차별을 걷어내고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며 "사람이 중심이고 사람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의 길로 매진할 것을 거듭 약속한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원칙과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꿈꾸던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며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만든 촛불 광장의 함성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고 정의했다.
이해식 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제 희망과 미래, 기쁨과 행복의 근거로 새롭게 부활하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아 사람 사는 세상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더불어 잘사는 사람 사는 세상,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의 시대를 만들어가겠다"며 "노 전 대통령이 실현하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 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개별 의원들은 SNS 등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쳤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보 노무현 대통령을 보낸 지 10년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보고픈 마음이 더욱 깊어진다"며 "노무현은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나 비보를 접한 순간을 떠올린 의원들도 있었다. 황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90년대 초 대학생 시절 자원봉사를 하며 당시 노무현 민주당 청년위원장님으로부터 삼계탕 한 그릇을 얻어먹은 적이 있다"며 "15~16년 지나서 그 분은 나에게 담배 두 개비를 빌려가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삼계탕 얻어먹고, 담배 두 개비 빌려드리고… 이 불공정한 거래를 남기고 가신 그 분에게 나는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지게 됐다"며 "(봉하마을에 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한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고 전했다. 김병욱 의원도 "1995년 한국증권업협회 노조위원장 시절 노조 교육 프로그램 강사로 노 전 대통령을 모신 적이 있다. 강의 내용은 희미해졌지만 함께 삼겹살에 소주로 뒤풀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리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10년 전 아침 그랬던 것처럼 아침밥 단단히 먹고 봉하로 간다"며 "새로운 노무현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라고 강조했다. 홍영표 의원은 2009년 4월29일 재선거로 당선된 직후 노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올린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바로 가서 뵙겠다고 말씀드리니 '고생했다, 천천히 오라'고 하셨다"며 "그렇게 3주, 찾아뵙지 못하고 비극이 있었다. 제 때 드리지 못한 인사를 슬픈 10주기의 봉하에서 다시 드린다"고 전했다. 전해철 의원은 이날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나와 "항상 그렇지만 특히 추모일이 되면 대통령이 그립다. 힘들어하셨던 모습이 떠올라 비통한 마음도 있다"며 "옳지 않은 상황에서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죽어서도 공격 당해야 했던 인간 노무현의 영혼, 이제는 평안히 쉬기 바란다"(원혜영), "노무현이 못 다 이룬 꿈, 민생이 꽃 피는 세상을 만들어가겠다"(우원식), "눈물을 닦고 새 시대를 열겠다"(윤준호) 등의 추모글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여야 지도부와 정부,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과 재임 시절이 겹치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직접 그린 고인의 초상화를 들고 찾아와 애도했다. 다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민생투쟁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email protected] |